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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베이 중고 장비로 앰비언트 만드는 유튜버, 젤다에서 창작을 배웠다

    이베이 중고 장비로 앰비언트 만드는 유튜버, 젤다에서 창작을 배웠다

    전화선 유지보수용 장비가 드론 음악의 음원이 된다. 의료용 오실로스코프가 비주얼 악기로 둔갑한다. 독일 출신 실험 음악가 하인바흐(Hainbach, 본명 Stefan Paul Goetsch)의 작업실 풍경이 딱 이렇다. 더 버지(The Verge)가 최근 그와 나눈 인터뷰를 보면, 창작 철학부터 좋아하는 게임까지 꽤 깊이 들어가는데요. 읽다 보면 ‘악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슬그머니 올라온다.

    신시사이저의 ‘다크소울’을 자처하는 남자

    하인바흐가 자기 제작 방식을 설명할 때 쓰는 표현이 있다. “신시사이저의 다크소울(Dark Souls of synthesis)”이라는 말이다. 전화선 테스트 장비, 오래된 의료 기기, 산업용 신호 발생기 같은 걸로 음악을 만드는 방식을 두고 하는 말인데, 일반 신디사이저보다 조작이 훨씬 까다롭고 원하는 소리 하나 뽑으려면 수십 번은 건드려야 한다. 그걸 알면서도 일부러 선택했다는 게 포인트다.

    그가 말하는 “하드 모드(Hard Mode)” 제작 기법이 바로 여기서 나온다. 편한 도구를 쓰면 빨리 끝나지만, 제약이 많은 장비에서는 예측 못 한 음색이 튀어나온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아니라, 불편함 안에서 독창성을 캐내는 거다. 이건 좀 과한 듯 싶다가도, 결과물을 들으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전화선 장비가 악기가 되는 순간

    유튜브 채널을 틀면 이 철학이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 볼 수 있는데요. 전화망 유지보수용 테스트 기기에서 드론 사운드가 나오고, 오실로스코프가 비주얼 퍼포먼스 도구로 바뀐다. 이른바 ‘재목적화(repurposing)’인데, 이걸 이렇게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은 드물다.

    이 장비들, 이베이나 중고 전자 장터에서 수만 원이면 산다. 근데 이걸로 만들어내는 사운드 텍스처는 어디서도 못 들어본 것들이거든요. 하인바흐는 이를 두고 “장비의 한계가 곧 음악의 개성이 된다”고 표현한다. 맞는 말이다.

    • 전화선 테스트 장비 → 드론·앰비언트 음원
    • 산업용 오실로스코프 → 비주얼 퍼포먼스 도구
    • 구형 의료 기기 → 예측 불가능한 필터 효과

    젤다: 야생의 숨결이 알려준 탐험 감각

    인터뷰에서 가장 예상 밖이었던 건 닌텐도 게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얘기였다. 하인바흐는 이 게임에서 창작 영감을 얻는다고 했다. ‘야생의 숨결’의 오픈 월드 감각, 어디로 가도 되고 뭘 해도 되는 그 자유로운 구조가 자신의 음악 방식과 겹친다는 거다. 솔직히 처음엔 뜬금없다 싶었는데, 설명을 듣고 보니 이해가 됐다.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지형을 돌아다니다 우연히 절경을 마주치는 것처럼, 하인바흐의 음악도 정해진 악보 없이 장비를 만지다가 우연히 튀어나오는 소리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목적지를 안 정하고 떠나는 창작 여정. 게임과 음악이 이런 식으로 연결될 줄은 몰랐다.

    스위스 아미 나이프 — 다목적 장비 철학의 실체

    인터뷰 제목에 나오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그의 장비 선택 철학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칼 하나에 기능이 10개 달린 것처럼, 그가 고르는 장비들도 단일 용도가 아니라 여러 방식으로 쓸 수 있는 것들이다.

    비싸고 용도가 고정된 플러그인 신디사이저 대신 싸고 유연한 아날로그 장비를 선택하는 것. 장비 하나로 드론도 만들고, 리듬 소스로도 쓰고, 피치를 뒤틀어 효과음으로도 활용한다. 예산이 빠듯한 인디 뮤지션 입장에서 보면 꽤 실용적인 접근인데요. 고가 신디사이저 대신 이베이에서 건진 수만 원짜리 테스트 장비를 쓰는 셈이니까.

    유튜브가 만든 실험음악의 새 문법

    하인바흐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 복잡한 제작 과정을 유튜브로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이다. 채널이 단순한 음악 감상 창구가 아니라 사운드 디자인과 실험 음악을 배울 수 있는 자료 창고에 가깝다.

    구독자들은 완성된 음악뿐 아니라 ‘실패한 소리’, ‘우연히 나온 텍스처’, ‘장비 세팅 과정’까지 함께 본다. 이 과정에서 실험 음악의 진입 장벽이 확 낮아지는 효과가 생기는데요. 어렵고 난해하게만 느껴지던 아방가르드 사운드가, 영상 하나로 “나도 해볼 수 있겠는데”라는 인식으로 바뀌는 거다. 유튜브가 장르의 문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게 과장이 아니다.

    국내 인디 씬이 건져야 할 것들

    한국에도 실험음악 신은 있다. 근데 주류 음악 시장에서 크게 얼굴을 못 내미는 게 현실이고, 많은 뮤지션들이 “콘텐츠로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고민한다. 하인바흐의 사례는 구체적인 힌트 몇 가지를 던진다.

    • 장비 접근성: 고가 신디사이저 없이도 중고 산업 장비로 독창적 사운드 구현 가능
    • 유튜브 전략: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을 콘텐츠로 만드는 접근
    • 장르 초월: 실험음악이 게임 OST, 영화 음악 등 상업 영역과 교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글로벌 유통: 밴드캠프나 유튜브를 통해 언어 장벽 없이 세계 청중에게 닿는 구조

    결정적으로, 하인바흐가 증명한 건 ‘비싼 장비 없이도 된다’는 게 아니다. ‘남다른 시각으로 도구를 보면 남다른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실험적 사운드를 추구하는 뮤지션들, 그리고 유튜브로 음악 콘텐츠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하인바흐의 작업 방식은 하나의 레퍼런스가 될 만하다. 주류가 아닌 곳에서 출발해 전 세계 청중을 찾아낸 그의 경로가, 지금 국내 인디 씬이 안고 있는 질문과 정확히 겹친다.

    출처: The Verge

  • AI 학습 데이터에 1,200만 곡이 들어갔다. 내 음악도?

    AI 학습 데이터에 1,200만 곡이 들어갔다. 내 음악도?

    탐사 기자 한 명이 업계 전체를 긁었다. The Atlantic의 Alex Reisner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음악 데이터셋 4개를 발굴해 직접 검색 도구까지 만들어 공개했다. 이 중 가장 큰 두 개만 봐도 1,200만 곡900만 곡. 나머지 두 개도 수십만~수백만 곡 규모로 추정된다.

    숫자부터 보면

    스포티파이에 등록된 곡이 약 1억 곡이다. 그럼 1,200만 + 900만만 해도 전체의 10~20%를 건드리는 셈이다. 단순 샘플링이 아니다. 업계 전체를 훑은 수준이다.

    • 1번 데이터셋: 1,200만 곡
    • 2번 데이터셋: 900만 곡
    • 3~4번 데이터셋: 수십만~수백만 곡 규모로 추정

    게다가 학습 대상이 가사 텍스트가 아니다. 멜로디, 리듬, 화성 구조, 그러니까 음악 자체다. Reisner 기자가 만든 검색 도구에 아티스트 이름이나 곡명을 입력하면 자기 음악이 데이터에 들어갔는지 직접 확인된다.

    동의는 받은 건가

    AI 기업들이 음악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인터넷에 공개된 음원을 크롤링하거나. 솔직히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AI 음악 생성 모델의 대표 주자인 Suno와 Udio는 저작권자 동의 없이 수집된 음원으로 학습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레코드 레이블 연합(RIAA)이 이미 두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데이터 증거 확보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뮤지션들이 이 DB에 몰리는 이유

    법적 대응의 출발점. 그게 핵심이다.

    ‘내 음악이 AI 학습에 쓰였다’는 주장을 법정에서 입증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해당 데이터셋에 자기 곡이 포함됐다는 걸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소송이 진행된다.

    • 아티스트, 작곡가, 레이블이 직접 자기 곡 검색 가능
    • 법원 제출용 증거 자료로 활용 여지
    • DMCA 기반 삭제 요청 근거로 사용 가능
    • 계약 협상 시 데이터 사용 실태 파악 수단

    탐사보도 기자 한 명이 만든 검색 도구 하나가 업계 전체의 법적 지형을 흔들 수 있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4개가 전부가 아니다

    Reisner 기자가 발굴한 4개 데이터셋을 빙산의 전부라고 보기 어렵다. AI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공개되지 않은 내부 데이터셋이 이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다.

    학습 데이터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상업적 이해관계와 법적 리스크가 얽혀 있어서다. The Atlantic의 이번 작업이 탐사보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데이터를 외부에서 역추적해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하나 더. 미래의 학습 데이터 문제도 있다. 공개된 4개는 과거에 수집된 것들이다. 지금도 새로운 음원이 수집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그 데이터는 아직 어디에도 공개된 게 없다.

    K-팝은 이미 타깃이다

    국내 뮤지션들이 이걸 남의 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K-팝은 이미 전 세계에서 스트리밍된다. 해외 플랫폼에 올라간 음원은 크롤링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BTS, 블랙핑크, 뉴진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수억 회짜리 곡들이 이 데이터셋에서 빠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이브, SM, YG, JYP 같은 기획사들이 저작권 관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앞으로의 판도를 가를 것이다.

    국내 법제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AI 학습 데이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EU AI Act와 비교하면 법제화 속도가 느리다. 이번 DB 공개가 ‘내 음악도 들어가 있나’를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면서, 정책 논의를 앞당기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 창작의 가치를 누가 소유하느냐는 싸움이다.

    출처: The Verge

  • 스마트폰 가격이 갑자기 오를 때, 범인은 RAM이다 — 가격 사이클 총정리

    스마트폰 가격이 갑자기 오를 때, 범인은 RAM이다 — 가격 사이클 총정리

    RAM 가격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은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나온 스마트폰들을 보면 딱 두 가지 패턴이다. 전작보다 RAM 용량이 줄거나, 스펙은 같은데 가격만 올라있거나. 반대로 공급이 넘쳐날 때는 중저가폰에도 12GB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우연이 아니다. 스마트폰 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깊이 메모리 시장에 묶여 있다.

    DRAM 가격이 출렁이는 구조적 이유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은 수요·공급 불일치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시장이다. 공장(팹) 하나 짓는 데 수조 원, 완공까지 2~3년. 수요가 폭발해도 공급은 바로 못 늘린다. 수요가 꺾여도 이미 돌아가는 공장은 멈추기 어렵다.

    결국 같은 사이클이 반복된다:

    • 공급 과잉 → 가격 폭락 → 제조사 감산 결정
    • 감산 후 수요 회복 → 공급 부족 → 가격 급등
    • 가격 급등 → 제조사 증산 투자 → 다시 공급 과잉

    이 주기가 평균 3~4년에 걸쳐 돌아간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 세 회사가 전 세계 DRAM 공급의 90% 이상을 쥐고 있다. 이들의 생산 결정 하나가 시장 전체를 뒤흔든다는 게 과장이 아닌 이유다.

    AI 서버가 메모리 시장을 흔드는 방식

    예전에는 PC와 스마트폰이 DRAM 수요의 핵심이었다. 지금은 구도 자체가 달라졌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HBM(High Bandwidth Memory)과 일반 DDR5 DRA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모리 시장 전체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들어가는 HBM 용량은 스마트폰 수백 대분이다. 대형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확장하면서, 메모리 제조사들은 HBM 생산 라인으로 자원을 몰아넣는다. 그 결과 일반 LPDDR(스마트폰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고 가격이 오른다. PC 메모리 값과 스마트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시기는 바로 이 구조에서 나온다. 솔직히 AI 수요가 이렇게 빠르게 커질 줄은 업계도 미처 몰랐을 거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카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 스마트폰 브랜드는 세 가지 선택지 앞에 선다:

    • 가격 인상: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넘긴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로 쓰는 방식이다.
    • 사양 조정: 같은 가격대에 RAM 용량을 줄이거나 저속 메모리를 탑재한다. 스펙시트를 꼼꼼히 안 보면 모른다.
    • 출시 취소 또는 연기: 목표 원가를 못 맞출 때,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 라인업에서 자주 발생한다.

    세 번째가 생각보다 자주 현실화된다. 50만 원 이하 가격대에서 메모리 원가가 오르면 마진 자체가 사라진다. 대형 제조사는 프리미엄 라인의 이익으로 버틸 여지가 있지만, 브랜드력이 약한 신흥 업체나 가성비 라인업은 직격탄이다. 출시 예고까지 해놓고 조용히 사라지는 제품들. 다 이유가 있다.

    LPDDR5X vs LPDDR4X: 세대 차이가 체감으로 이어지는 이유

    스마트폰 메모리 규격을 보면 LPDDR4X, LPDDR5, LPDDR5X 등이 나온다. 숫자가 높을수록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좋다. 당연히 가격도 높다. 메모리 가격이 오를 때 제조사들은 최신 규격 대신 이전 세대를 탑재해 원가를 낮추는 방식을 쓴다.

    스펙시트에서 메모리 종류를 확인하는 습관이 여기서 중요해진다. 같은 8GB여도 LPDDR4X와 LPDDR5X는 체감이 다르다. 멀티태스킹 속도, 게임 로딩, 온디바이스 AI 처리 속도 — 세 가지 다 달라진다. 용량 숫자만 보고 결정하면 손해다.

    구매 타이밍 잡을 때 참고할 신호들

    메모리 가격 사이클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전문 애널리스트도 어렵다. 그래도 참고할 신호는 있다:

    • 반도체 업계 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재고 수준이 공개된다. 재고가 쌓인다는 내용이 나오면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
    • 제조사의 감산 발표: “생산량을 줄인다”는 뉴스는 역설적으로 가격 반등의 신호다. 가격이 이미 떨어진 지금이 오히려 구매 적기다.
    • 중저가폰 스펙 트렌드: 중저가폰에 고용량 RAM이 기본 탑재되기 시작하면 공급이 여유로운 시기다. 반대로 전작보다 RAM 용량이 줄거나 사양이 제한적이면 공급이 타이트하다는 힌트다.

    타이밍을 직접 맞추려 하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에 현재 스펙 대비 가성비를 비교하는 쪽이 현실적이다.

    이것도 궁금하죠?

    Q. RAM 가격이 오르면 기존에 쓰던 폰 성능도 달라지나?
    아니다. 이미 탑재된 메모리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 가격 변동은 신규 구매 시점의 원가에만 해당한다.

    Q. 어떤 브랜드가 RAM 가격 변동에 가장 취약한가?
    원가 마진이 얇은 중저가 전문 브랜드들이다. 반면 애플은 자체 AP와 메모리 통합 설계 덕분에 가격 충격을 어느 정도 완충할 여지가 있다.

    Q. AI 스마트폰 기능이 늘수록 RAM 수요가 더 늘어나나?
    맞다.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구동하려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이 흐름이 이어지는 한,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핵심만 3줄 요약

    • DRAM 가격은 3~4년 주기로 급등락을 반복하며, AI 서버 수요가 새 변수로 추가됐다.
    • 메모리값이 오르면 중저가폰은 출시 취소·사양 하향·가격 인상 중 하나를 겪는다.
    • 스마트폰 구매 시 메모리 규격(LPDDR 세대)을 확인하고, 반도체 업계 재고 뉴스를 참고하면 타이밍 판단에 도움이 된다.

    출처: The Verge

  •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앱이 갑자기 막혔다. 메신저든, 스트리밍이든, 해외 사이트든 — 처음 반응은 대개 VPN 검색이다. 막상 찾아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무료는 믿어도 되는 건지, 유료는 뭘 골라야 하는지, 심지어 한국에서 써도 법적으로 안전한지까지 헷갈린다. 한 번에 정리해본다.

    VPN이 정확히 뭔지부터

    VPN은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자다. 내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한 뒤 다른 나라 서버를 경유해 목적지로 보내는 기술이다. 결과적으로 실제 IP 주소는 숨겨지고, 외부에는 접속 위치 자체가 다른 곳으로 보인다. 단순하지만 이게 꽤 강력하다.

    원래 기업들이 재택근무자·출장자용으로 내부망 접속에 쓰던 기술이다. 지금은 완전히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왔다. 스트리밍 지역 제한 우회, 공공 와이파이 보안, 개인정보 보호까지 쓰임새가 제법 넓어졌다.

    이럴 때 VPN이 필요하다 — 실제 4가지 상황

    •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볼 때: 넷플릭스 한국 라이브러리, 카카오TV, 웨이브 같은 서비스는 해외에서 대부분 막힌다. VPN으로 한국 서버에 붙으면 그냥 된다.
    • 카페·공항 와이파이 쓸 때: 암호화가 취약한 공공 네트워크에서 패킷이 노출돼도, VPN이 켜져 있으면 내용이 암호화돼 있어 실질적인 피해를 막는다.
    • 특정 국가 콘텐츠나 서비스 접근할 때: 해당 국가에서만 열리는 앱이나 게임, 혹은 특정 국가에서 차단된 서비스가 대상이다.
    • 재택근무로 회사 내부망 접속할 때: 여전히 VPN이 표준이다. 기업 인프라에서 이건 거의 안 바뀐다.

    무료 VPN을 피해야 하는 이유

    무료 VPN 쓰지 말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수익 모델이 없으면 어딘가에서 돈을 버는 구조가 생긴다. 그게 바로 사용자 브라우징 데이터 수집, 제3자 판매다.

    보안 연구자들이 꾸준히 파헤쳐 온 사실이다. 일부 무료 VPN 앱은 접속 내역을 광고 네트워크에 팔거나, 기기를 봇넷에 포함시켜 수익을 냈다.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VPN 앱 중 상당수가 이 케이스다.

    속도 제한, 월 데이터 용량 제한(보통 500MB~2GB), 암호화 수준 저하도 문제긴 하다. 근데 솔직히 데이터 유출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이건 타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나마 쓸 만한 무료 옵션은 아래에서 따로 언급한다.

    유료 VPN 고를 때 봐야 할 것들

    • 노로그(No-log) 정책 검증 여부: “로그를 안 남긴다”는 주장과, 독립 감사 기관이 실제 검증하고 리포트를 공개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감사 리포트가 공개된 서비스인지 반드시 확인하자.
    • 서버 위치와 수: 서버가 많을수록 가까운 곳에 붙어 속도가 나온다. 특정 국가 콘텐츠가 목적이라면 해당 국가 서버 보유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 Kill Switch 기능: VPN 연결이 끊길 때 인터넷 자체를 차단해 실제 IP가 노출되는 걸 막는 기능이다. 보안이 목적이라면 필수다.
    • 동시 접속 기기 수: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을 같이 쓴다면 멀티디바이스 지원 여부를 봐야 한다. 기기 수 제한이 아예 없는 서비스도 있다.
    • 프로토콜: WireGuard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OpenVPN 대비 속도·안정성 면에서 요즘 우위다. 앱 설정에서 바로 전환할 수 있다.

    2026 기준 VPN 추천 비교

    상위 몇 개 서비스가 시장을 거의 나눠 먹고 있다. 목적에 맞게 골라야 한다.

    • ExpressVPN: 속도 측면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이다. 서버 수, UI 편의성 모두 좋고 넷플릭스 우회 성공률도 높다. 단점은 셋 중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것. 이건 좀 아프다.
    • NordVPN: 가성비로 따지면 지금 가장 균형 잡힌 선택지다. 서버 수 세계 최상위급이고, 악성 사이트 차단 같은 사이버보안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 있다.
    • Surfshark: 기기 수 제한이 없다. 가족 단위나 기기가 4~5개인 사람에게 유리하다. 세 서비스 중 가격도 제일 저렴하다.
    • ProtonVPN: 스위스 기반이라 개인정보 보호 법제가 단단한 나라에서 운영된다. 무료 플랜 있고 데이터 용량 제한도 없다. 속도 제한은 있다. 보안이 최우선이면 여기서 갈린다.
    • Mullvad: 익명성 면에서 독보적이다. 가입 시 이메일 주소가 필요 없고 현금 결제도 된다. 일반 사용자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 전용이다.

    한국에서 VPN, 써도 되나?

    결론부터. 한국에서 VPN 사용 자체는 합법이다. 기업이 재택근무용으로 쓰고, 개인이 보안 목적으로 쓰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

    단, VPN으로 불법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불법 도박·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들어가는 건 VPN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행위 자체가 위법이다. VPN이 면죄부가 되는 게 아니다.

    해외 나갈 때는 다르다.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북한 등 일부 국가는 VPN 사용 자체를 강하게 규제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VPN 사용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현지 규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한 설치 순서

    NordVPN이나 ExpressVPN 기준으로 설명하면 흐름은 비슷하다.

    • 1단계 — 가입 및 결제: 공식 사이트에서 플랜 선택 후 결제한다. 연간 플랜이 월 단위보다 훨씬 저렴하다. 대부분 30일 환불 보장이 있어 부담이 덜하다.
    • 2단계 — 앱 설치: Windows, macOS, iOS, Android 모두 지원한다.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받거나 앱스토어 검색으로 설치한다.
    • 3단계 — 서버 선택: 속도가 목적이면 한국·일본·홍콩처럼 가까운 서버를 고른다. 해외 콘텐츠가 목적이면 해당 국가 서버를 선택한다.
    • 4단계 — 연결 확인: 연결 후 whatismyip.com에서 IP 주소가 바뀌었는지 보면 된다. 간단하다.
    • 속도가 느릴 때: 프로토콜을 WireGuard로 바꾸거나 다른 서버를 시도한다. 같은 국가라도 서버마다 속도 차이가 꽤 난다.

    결국 살 만한 건 이렇게 나뉜다

    속도·안정성 최우선이면 ExpressVPN, 가성비라면 NordVPN, 기기 수가 많으면 Surfshark, 보안 최우선이면 ProtonVPN이나 Mullvad. 무료로 먼저 써보고 싶다면 ProtonVPN 무료 플랜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

    공짜인데 로그를 안 남기고 데이터를 팔지 않는다는 서비스가 있다면 — 그 비용이 어딘가에서 나온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TechCrunch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 텔레그램 차단 이후 VPN 수요가 급증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VPN 앱 설치도 덩달아 늘었다고 한다. 수요가 몰릴 때가 가짜 앱이 퍼지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이럴 때일수록 검증된 서비스를 고르는 게 맞다.

    출처: TechCrunch

  • LLM 어텐션 병목이란? AI 확장을 막는 한계와 해결책

    LLM 어텐션 병목이란? AI 확장을 막는 한계와 해결책

    GPT-4에 100페이지짜리 문서를 통째로 넣어봤다면 느꼈을 거다. 처리 속도가 뚝 떨어지고, API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서버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인은 더 깊은 곳에 있다. LLM의 핵심 구조인 어텐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에 수학적 병목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10년 가까이 싸워온 바로 그 병목이다.

    어텐션 메커니즘이 뭔가

    2017년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어텐션 메커니즘은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할 때 각 단어가 다른 단어들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 그것은 작았다”는 문장에서 ‘그것’이 ‘쥐’를 가리킨다는 걸 모델이 이해하려면, 문장 내 모든 단어 쌍의 관계를 계산해야 한다. 이 계산이 어텐션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토큰 수의 제곱(n²)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입력이 1,000 토큰이면 100만 번, 10,000 토큰이면 1억 번의 계산이 필요하다. 토큰 두 배 → 계산량 네 배. 이것을 이차(Quadratic) 복잡도라 부른다.

    왜 이게 현실적인 문제가 되나

    AI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 공식은 악몽 같은 비용 구조를 만든다.

    • 컨텍스트 윈도우 제한: 모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길이가 이 병목 때문에 제한된다. 128K 토큰을 지원해도, 긴 입력일수록 메모리 사용량과 처리 시간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추론 비용 폭등: 긴 문서를 분석시키면 비용이 선형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 응답 지연: 첫 토큰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TTFT, Time to First Token)이 입력 길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서버를 더 사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수학 구조의 문제다.

    지금까지 나온 임시방편들

    업계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풀지 않고 우회하는 방법들을 개발해왔다.

    FlashAttention은 GPU 메모리 접근 방식을 바꿔, 이차 복잡도는 유지하되 실제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연산량 자체는 줄지 않지만 메모리 I/O를 최적화해 빠른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 거의 모든 주요 LLM이 FlashAttention2 또는 FlashAttention3를 쓴다.

    희소 어텐션(Sparse Attention)은 모든 토큰 쌍을 계산하지 않고 연관성이 높을 것 같은 일부만 계산한다. Longformer, BigBird 같은 모델이 이 방식을 썼다. 단점은 어떤 토큰을 건너뛸지 결정하기가 까다롭고, 일부 정보가 유실될 여지가 있다.

    슬라이딩 윈도우 어텐션은 최근 토큰들에만 집중하고 먼 과거 토큰은 일부만 참고하는 방식이다. Mistral AI가 이 방법으로 꽤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세 방식 모두 복잡도를 줄인 게 아니라, 계산을 덜 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접근이다.

    아예 다른 구조로 판 바꾸기 시도

    트랜스포머 자체를 대체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나왔다.

    Mamba(맘바)는 2023년 말 등장해 가장 눈길을 끈 대안이다. 상태 공간 모델(SSM, State Space Model) 기반으로 선형(O(n)) 복잡도를 달성했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긴 문맥에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 어텐션만큼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트랜스포머와 SSM을 섞은 하이브리드 모델들(Jamba, Zamba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RWKV는 RNN 구조를 선형 복잡도로 확장한 시도다. 트랜스포머처럼 병렬 학습이 가능하면서 추론은 RNN처럼 처리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발전 중이다.

    선형 어텐션(Linear Attention)은 어텐션 수식 자체를 수학적으로 변형해 복잡도를 낮추는 접근이다. Performer, Linformer 등이 이 방향이다. 이론적 복잡도는 낮췄지만 실제 벤치마크에서 표준 어텐션의 품질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서브쿼드래틱이 진짜로 가능한가

    서브쿼드래틱(Sub-quadratic)은 이차 복잡도보다 낮으면서도 완전한 어텐션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둘을 동시에 달성하는 게 핵심 과제다.

    수학적으로는 커널 함수 근사, 저랭크 분해(Low-rank decomposition), 랜덤 피처(Random features) 등 여러 접근이 시도됐다. 이론적 복잡도를 낮추는 데 성공한 논문들은 꽤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구조적인 딜레마가 있다. 이차 복잡도가 나오는 이유가 단순히 구현 방식 때문이 아니라, “모든 토큰이 다른 모든 토큰을 참조한다”는 어텐션의 본질적 특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특성을 유지하면서 복잡도를 낮추는 건 수학적으로 상당히 까다롭다.

    이게 해결되면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

    어텐션 병목이 진짜로 해결된다면 파급 효과는 작지 않다.

    • 컨텍스트 윈도우의 실질적 무제한화: 책 한 권, 코드베이스 전체, 수백 개 대화 이력을 한 번에 넣어도 비용이 선형적으로만 늘어난다.
    • 추론 비용 급감: 긴 입력을 다루는 작업의 비용 구조가 완전히 바뀐다. API 가격도 내려갈 여지가 생긴다.
    • 엣지 디바이스 가능성: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긴 컨텍스트를 다루는 LLM 실행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 멀티모달 확장: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토큰으로 변환하면 토큰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병목이 해소되면 멀티모달 모델의 제약이 대폭 완화된다.

    엔비디아 GPU 수요 구조에도 변수가 생긴다. 현재는 이차 복잡도 탓에 메모리 대역폭과 VRAM 용량이 최우선 스펙이 되는데, 선형 복잡도 모델이 대세가 되면 하드웨어 설계 우선순위도 달라진다.

    주장이 아니라 코드와 숫자로 판단해야

    스타트업이 “어텐션 병목을 풀었다”고 선언할 때 냉정하게 봐야 할 체크리스트가 있다.

    • 실제 벤치마크(MMLU, MATH, HumanEval 등)에서 기존 트랜스포머 대비 성능이 얼마나 되나
    • 100K 토큰 이상의 긴 컨텍스트에서도 품질이 유지되나
    • 기존 학습 인프라(CUDA, 파이토치 생태계)와 호환되나, 아니면 새 하드웨어가 필요한가
    • 사전학습 시간과 비용은 어떤가

    학계에서도 수년간 “어텐션을 대체했다”는 논문이 꾸준히 나왔지만, 실용화 단계에서 가로막힌 경우가 많았다. 수학적 복잡도를 낮춰도 실제 하드웨어에서의 메모리 접근 패턴, 병렬화 가능성 등 다른 변수들이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MIT 테크 리뷰가 전한 바에 따르면, Subquadratic 같은 스타트업들이 실제 검증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바로 이 국면이다. 진짜 도약은 논문이 아니라 오픈소스 코드와 검증된 벤치마크가 함께 나올 때 시작된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핵융합 에너지 원리부터 상용화 시점까지 — 9조 원이 몰리는 진짜 이유

    핵융합 에너지 원리부터 상용화 시점까지 — 9조 원이 몰리는 진짜 이유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끌어모은 돈이 71억 달러(약 9조 원)를 넘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가 줄줄이 이 판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핵융합이 뭐냐”고 물으면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드물다. 핵분열이랑 같은 건지, 방사성 폐기물은 나오는 건지, 전기는 언제쯤 들어오는 건지 — 한 번에 정리해 본다.

    핵융합과 핵분열, 헷갈리면 진짜 안 된다

    핵분열(Fission)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수만 년간 남는다.

    핵융합(Fusion)은 반대다.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 두 개를 합쳐 헬륨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가 바로 이것이다. 연료는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 사고가 나면 반응 자체가 멈춘다. 체르노빌 같은 연쇄 폭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폐기물 문제도 차원이 다르다. 핵분열처럼 수만 년을 땅에 묻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 대신, 핵융합은 구조재(벽, 배관 등)가 중성자를 맞아 활성화되는 수준이고 수십~수백 년 내에 무해해진다. 비교 자체가 안 된다.

    핵융합 발전은 어떻게 작동하나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태양 중심부보다 뜨거운 온도다. 이 환경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서로의 전기적 반발을 이겨내고 합쳐진다.

    문제는 이 초고온 플라즈마를 담을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해결 방식이 크게 둘이다:

    • 토카막(Tokamak): 도넛 모양의 자기장 용기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 한국의 KSTAR, 국제 프로젝트 ITER가 이 방식이다.
    • 관성 봉사(ICF): 레이저로 연료 펠릿을 사방에서 압축해 순간적으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 미국 NIF(국립점화시설)가 2022년에 에너지 이득을 달성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민간 스타트업들은 구형(Spherical) 토카막, 자기거울, 레이저 직접 구동 등 변형 방식도 적극 시도 중이다.

    60년 된 기술인데 왜 아직도 안 되나

    “항상 30년 후의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1950년대부터 연구해 왔는데 상용 발전소 하나 없다는 비아냥이다. 솔직히 이 지적은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

    핵심 장벽은 두 가지였다.

    첫째, 에너지 수지 문제.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많아야 한다. 이걸 Q>1이라고 한다. NIF가 2022년에 처음 Q>1을 달성했지만, 레이저 자체를 구동하는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여전히 적자다. 이 부분이 늘 발목을 잡는다.

    둘째, 소재 문제. 중성자 폭격을 수십 년간 견디면서 형태를 유지하는 내열 소재가 없었다. 최근 텅스텐 합금이나 나노 구조 소재 연구가 진전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최근 몇 년 사이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덕분에 플라즈마 시뮬레이션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졌고, 초전도 자석 기술이 도약해 더 작고 강한 자기장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60년 전과는 도구 자체가 다르다.

    민간 자본이 9조 원을 쏟아붓는 이유

    정부 주도 프로젝트의 한계도 적지 않다. ITER는 1985년에 구상해서 2025년에야 플라즈마를 처음 태울 예정인 국제 프로젝트다. 35개국이 참여하는 만큼 의사결정이 느리고, 예산은 계속 초과됐다.

    민간은 다르다. TechCrunch 보도를 보면 민간 핵융합 기업들이 끌어모은 투자 총액이 71억 달러를 넘었고, 대부분이 소수의 선두 기업에 집중됐다:

    • Commonwealth Fusion Systems (CFS): MIT 스핀오프.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 기반. 20억 달러 이상 유치.
    • TAE Technologies: 수소-붕소 연료 방식 탐구. 12억 달러 이상 조달.
    • Helion Energy: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력 구매 계약 체결. 오픈AI 샘 알트만이 개인 투자한 회사.
    • General Fusion: 캐나다 기반, 액체 금속 압축 방식 실험 중.

    공통점은 하나다. “정부 예산이 아닌 투자 수익”이 목표다. 타임라인도 훨씬 공격적이어서, 일부는 2030년대 초 시범 발전을 목표로 내걸었다. 5년 전까지는 이런 주장 자체가 없었다.

    상용화까지 남은 변수들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트리튬 공급이 첫 번째 병목이다. 삼중수소(트리튬)는 자연에 거의 없고, 지금은 원자력 발전소 부산물로만 소량 얻는다. 발전 규모를 키우려면 리튬과의 반응으로 트리튬을 자체 생산(증식)해야 하는데, 이 기술이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 꽤 큰 공백이다.

    소재 수명도 과제다. 고에너지 중성자를 10~20년간 계속 맞은 소재가 얼마나 버티는지, 실제 핵융합 조건에서 검증된 데이터가 없다.

    전력망 연동도 있다. 발전에 성공해도 기존 전력 인프라와 연결하고 경제성을 맞추는 건 또 다른 도전이다.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는 시각이 많다.

    긍정적 신호도 있다. 한국 KSTAR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48초 유지하는 세계 기록을 세웠고 매년 기록을 갱신 중이다. AI가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조정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지금 투자할 수 있나, 지켜볼 건가

    핵융합 관련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Commonwealth Fusion, Helion 등 주요 기업 대부분이 비상장이고, 공식 IPO 계획도 없다.

    간접 경로는 있다. 핵융합 관련 소재, 초전도 자석, 진공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이 공개 시장에 일부 있고, ITER 프로젝트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있다.

    기술 흐름을 추적하고 싶다면 Fusion Industry Association(FIA)이 매년 내는 연간 보고서가 기준점이 된다. 각 회사의 기술 방식, 자금 조달 현황, 예상 타임라인을 비교한 자료가 공개돼 있다.

    결국 핵융합은 “될까 안 될까”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 어느 방식으로”의 문제다. 60년 된 꿈이 민간 자본과 AI의 결합으로 처음으로 현실적 타임라인을 갖기 시작했다.

    출처: TechCrunch

  • 필립스 휴 유선 월 모듈 — 전구 안 바꾸고 집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필립스 휴 유선 월 모듈 — 전구 안 바꾸고 집 전체를 스마트홈으로

    스위치 박스 뒤에 모듈 하나를 끼운다. 그걸로 끝이다. 필립스 휴(Philips Hue)가 브랜드 출시 이래 처음으로 유선 월 모듈(Wired Wall Module)을 공개했다. The Verge 보도를 보면 이 장치는 기존 벽 스위치 배선함 안에 숨겨 설치하는 방식이다. Hue 전용 전구로 교체할 필요 없이 일반 조명을 그대로 두고 Hue 앱으로 제어하게 해 준다. 진입 비용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린 제품이다.

    설치 구조가 전부 — 스위치 뒤에 숨기면 끝

    Hue 쓰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불평이 하나 있다. 전구를 통째로 갈아야 한다는 것. Hue 스마트 전구 한 개에 3~6만 원인데, 방 하나에 전구가 4개면 이미 12~24만 원이다. 집 전체로 넓히면 교체 비용이 수십만 원을 금세 넘긴다. 유선 월 모듈은 이 구조를 뒤집는다.

    전구는 손대지 않는다. 기존 스위치 배선함 안에 모듈을 설치해 해당 회로의 전력 공급 자체를 Hue가 틀어쥐는 방식이다. 외관도 그대로다. 스위치 커버조차 바꿀 필요가 없으니 전세나 월세 사는 사람도 퇴거 때 원상복구 걱정이 없다. 기술 스펙으로는 Zigbee 무선 통신으로 Hue 브리지에 붙고, 이후엔 앱 제어·스케줄링·루틴 연동까지 다 된다.

    단, 밝기 조절이나 색온도 변환은 전구 자체가 지원해야 한다. 켜고 끄는 것 이상을 원한다면 전구 스펙도 같이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부분은 솔직히 좀 아쉽긴 하다. 하지만 애초에 ‘전구 교체 안 하는 제품’이니,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다.

    Play 램프 — Signe보다 싸게, 기능은 그대로

    이번 발표의 두 번째 축은 Play 테이블 램프와 Play 플로어 램프다. 기존 Signe 시리즈가 20~35만 원대였는데, 그 가격에 선뜻 살 사람은 많지 않았다. Play 라인은 더 낮은 가격대를 겨냥하면서도 Hue 고유의 엔터테인먼트 동기화 기능은 담았다.

    엔터테인먼트 동기화. TV 화면 색상에 맞춰 주변 조명이 실시간으로 따라가는 기능이다. 홈씨어터나 게이밍 셋업에 분위기 조명 하나 더하고 싶었지만 Signe 가격이 발목을 잡았다면, 이제 현실적인 선택지가 생겼다. 스탠드 형태라 설치도 간단하고, 기존 Hue 브리지와 바로 연동된다.

    E14 업그레이드 — 샹들리에도 생태계 안으로

    덜 주목받지만 실사용자한테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E14 소켓 전구 업그레이드다. E14는 샹들리에나 촛불형 조명에 주로 쓰이는 소형 소켓 규격인데, 기존 Hue E14 라인은 최대 밝기와 색온도 범위가 E27(일반 소켓) 대비 아쉬웠다. 이번 개선으로 그 격차가 줄어든다.

    작은 업데이트처럼 보이지만, 스마트 조명 시스템에서 ‘예외 없는 커버리지’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거실 샹들리에는 E14, 침실 메인 조명은 E27 — 이 조합이 같은 앱 안에서 일관되게 제어된다는 게 소소하지만 실질적인 편의다. 집 안에 예외가 없어야 시스템이 시스템답게 작동한다.

    필립스 휴의 셈법 — 입구를 넓혀라

    이번 신제품들의 방향성은 하나로 수렴한다. 프리미엄은 유지하면서 첫 진입 비용을 낮추는 것. 경쟁 구도를 보면 이 선택의 이유가 드러난다.

    • IKEA Tradfri: 가격은 낮지만 생태계 완성도와 앱 품질이 떨어진다
    • Govee / Nanoleaf: 가성비와 인테리어 효과는 좋지만 Matter 지원이 제한적이다
    • Philips Hue: Matter 완전 지원으로 Apple HomeKit, Google Home, Amazon Alexa 세 플랫폼 모두 연동 가능하다

    Matter 지원 덕분에 어느 스마트홈 생태계를 쓰고 있든 별도 허브 없이 Hue를 얹을 수 있다. 여기에 유선 월 모듈까지 더해지면, 집 전체 조명을 전구 교체 없이 Hue로 묶는 시나리오가 처음으로 현실적이 된다. 신규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기존 사용자 이탈도 막는 — 일석이조를 노린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국내 아파트랑 잘 맞을까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삼성 SmartThings와 LG ThinQ가 대형 가전 중심으로 주도하고 있다. 조명 쪽에서 필립스 휴의 입지는 아직 좁고, 공식 국내 유통 라인업도 글로벌 대비 제한적이다. 가격도 해외 직구 대비 높다.

    그래도 유선 월 모듈이 국내 시장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한국 주거 환경과 꽤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 전세·월세 거주자는 인테리어 변경에 제약이 크다 — 외관을 손대지 않는 유선 모듈은 이 제약을 피해 간다
    • 국내 아파트 조명 회로는 대부분 스위치 배선함 구조라 모듈 호환 가능성이 높다
    • 관리사무소 민원 없이 스마트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는 게 실질적인 강점이다

    국내 공식 출시 일정과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이 ‘전구 교체형’에서 ‘기존 설비 통합형’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뚜렷하다. 삼성과 LG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필립스 휴가 가격 접근성을 낮추기 시작했다면, 국내 스마트 조명 시장에도 새 국면이 열릴 여지가 생긴다.

    출처: The Verge

  • LLM이 길수록 느려지는 진짜 이유 — 이차 복잡도 병목 완전 해부

    LLM이 길수록 느려지는 진짜 이유 — 이차 복잡도 병목 완전 해부

    긴 PDF를 GPT-4나 클로드에 통째로 밀어넣어 본 적 있으면 알 거다. 체감상 확연히 느리다. 짧은 질문과 비교하면 응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게 서버 과부하 탓만은 아니다. 문서 길이가 두 배 늘어나면 처리에 필요한 연산량이 두 배가 아니라 네 배로 뛰는, 구조 자체의 문제다. 현재 LLM(대형 언어 모델)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한계인 이차 복잡도(Quadratic Complexity)가 여기서 비롯된다.

    트랜스포머가 하는 일, 딱 한 줄만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지금 쓸 수 있는 거의 모든 LLM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 위에서 돌아간다. 2017년 구글이 내놓은 이 구조의 핵심은 ‘어텐션(Attention)’ 메커니즘이다.

    어텐션이 하는 일은 단순하다. 모든 단어가 서로를 얼마나 주목해야 하는지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먹었다. 그것은 맛있었다”에서 ‘그것’이 ‘사과’를 가리킨다는 걸 이해하려면, 문장 안의 모든 단어 조합을 하나하나 대조해야 한다. 이 과정이 어텐션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단어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거다. 100단어짜리 글이라면 100×100=10,000번. 1,000단어짜리라면 1,000×1,000=100만 번. 10배 길어지면 연산은 100배 늘어난다. 입력이 커질수록 비용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구조, 이게 현재 트랜스포머의 숙명이다.

    이차 복잡도가 만들어내는 세 가지 현실 문제

    • 컨텍스트 창 제한: 처리 가능한 텍스트 길이에 상한선이 생긴다. 100만 토큰을 넘는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이 역시 어마어마한 연산 비용을 전제로 한다.
    • 속도와 비용: 입력이 길어질수록 추론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API 비용도 비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장문 처리를 많이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GPU 비용이 그냥 쌓인다.
    • 메모리 포화: 어텐션 계산 결과를 메모리에 올려야 해서, 긴 컨텍스트를 처리할 때 GPU VRAM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로컬에서 돌리는 소형 모델이 긴 문서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목을 깨려는 두 가지 방향: 선형 어텐션과 SSM

    이 문제를 푸는 연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선형 어텐션(Linear Attention)이다. 기존 어텐션의 수학 구조를 뜯어고쳐서 O(n²) 복잡도를 O(n)으로 줄이려는 접근이다. 계산량이 단어 수에 정비례하게 되면 100만 단어 문서도 이론상 훨씬 빠르게 처리된다. 다만 정확도 손실 없이 이걸 구현하는 게 핵심 과제인데, 아직 완벽하게 풀린 건 아니다.

    두 번째는 SSM(State Space Model)이다. 대표 사례인 Mamba는 트랜스포머와 수학적 기반 자체가 다르다. 긴 시퀀스 처리에 효율적이고, 일부 벤치마크에서는 트랜스포머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 요즘 흐름을 보면 트랜스포머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두 방식을 섞은 하이브리드 구조가 조용히 늘어나는 추세다.

    스타트업들이 공략하는 지점

    대형 연구소들이 기존 트랜스포머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쪽을 택하는 동안, 일부 스타트업들은 아예 새 아키텍처로 판을 흔들려고 한다. 어텐션 연산을 수학적으로 재구성해서 이차 복잡도 자체를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이다.

    근사(approximation) 기법이나 필요한 부분만 계산하는 희소 어텐션(Sparse Attention)도 연구 중이다.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다. “더 빠른데 성능도 동일한가?” 속도를 얻는 대신 정확도를 잃으면 상업적으로 의미가 없다. 이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경쟁의 본질이고,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엔비디아 GPU 시장과의 연결고리

    LLM 병목 문제는 반도체 시장과 직결된다. H100, B200 같은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GPU가 AI 학습·추론에 필수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어텐션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됐기 때문이다.

    선형 복잡도 아키텍처가 상용화되면, GPU 수요 구조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지금처럼 고성능 GPU를 수백 장씩 병렬로 쌓지 않아도 더 적은 자원으로 긴 컨텍스트 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AI 추론 비용이 대폭 내려가는 시나리오다.

    단기적으로는 GPU 수요가 줄어들기보다, 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면서 전체 파이 자체가 커지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엔비디아가 단기에 흔들릴 구조는 아니지만, 아키텍처 전환이 가속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변수가 된다. 이건 좀 두고 봐야 한다.

    컨텍스트 창이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트랜스포머 기반을 유지하면서 컨텍스트 창을 극단적으로 늘리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1.5 Pro가 100만 토큰을 지원하고, 일부 연구 모델은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컨텍스트 창이 길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내용을 동등하게 잘 처리하는 건 아니다. ‘중간 소실(Lost in the Middle)’이라는 현상이 실험으로 확인됐는데, 긴 문서의 앞뒤는 잘 참조하지만 중간 부분은 흘려버리는 경향이 있는 거다. 컨텍스트 창을 넓히는 것과 그 안의 정보를 실제로 잘 활용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창이 크다고 만능은 아니다.

    병목이 풀리면 뭐가 달라지나

    이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실제 사용 경험에서 달라지는 건 꽤 구체적이다.

    • 책 한 권 통째로 분석: 긴 법률 문서, 논문 수십 편, 코드베이스 전체를 한 번에 컨텍스트에 올리는 게 현실화된다.
    • 첫 토큰 지연 감소: 현재는 긴 프롬프트일수록 첫 응답이 나오기까지 지연이 생긴다. 선형 복잡도 모델에서는 이 지연이 크게 줄어든다.
    • API 비용 하락: 기업 입장에서 AI 도입 비용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낮아진다.
    • 엣지 AI 확대: 스마트폰, 노트북에서 더 강력한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트랜스포머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아키텍처 혁신 하나가 AI 생태계 전체를 뒤바꾸는 시나리오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아직은 검증 단계지만, 이 분야의 연구 속도를 보면 수년 내에 상용 모델에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LLM의 한계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그 답은 아키텍처 수준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NASA, 에릭 슈미트 Relativity Space에 2028 화성 탐사 통째로 맡겼다

    NASA, 에릭 슈미트 Relativity Space에 2028 화성 탐사 통째로 맡겼다

    NASA가 심우주 임무를 민간에 통째로 넘겼다. 그것도 3D 프린팅 로켓 스타트업에게. 2028년 화성 탐사 임무 ‘Aeolus’의 발사체, 우주선 설계, 항행 운용까지—구글 전 회장 에릭 슈미트가 참여하는 Relativity Space가 파트너로 낙점됐다. 단순 로켓 발사 용역이 아니다. 임무 전체를 민간이 수행하는 계약이다.

    Relativity Space가 이 자리까지 온 경위

    3D 프린팅 로켓. Relativity Space를 한 줄로 설명하면 이게 전부다. 금속 구조물을 적층 제조 방식으로 찍어내 전통 로켓 대비 부품 수를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 일반 로켓에 들어가는 부품이 수십만 개라면, 이걸 수천 개 수준으로 압축하는 거다. 제조 속도도 빨라지고, 단가도 내려간다. 개념 자체는 설득력 있다.

    다만 2023년 첫 로켓 ‘Terran 1’ 발사는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솔직히 이 대목에서 NASA가 왜 이 회사를 골랐는지 갸웃하게 된다. 하지만 Relativity Space는 실패 직후 방향을 틀어 대형 로켓 ‘Terran R’ 개발로 전환했고, 에릭 슈미트의 합류로 자금줄과 정치적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보했다. 단순 피벗이 아니라 판 자체를 바꾼 셈이다.

    에릭 슈미트. 구글 CEO, 알파벳 회장을 거쳐 지금은 실리콘밸리 방위·우주 스타트업 생태계 한복판에 있다. AI 안보 자문위원회 활동, 국방 기술 스타트업 투자—미국 기술 패권 전략과 정확히 겹치는 궤적이다. Relativity Space 참여도 그 맥락에서 읽으면 자연스럽다. 단순 투자가 아니라 포지셔닝이다.

    Aeolus가 화성에서 하는 일

    Aeolus는 화성 대기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학 탑재체다.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바람의 신에서 땄다. 임무도 그에 맞게 화성의 바람과 기상 패턴 측정이 핵심이다. NASA 공개 자료에는 “화성에서 최초로 [특정 관측]을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구체적인 관측 항목 공개는 아직 제한적이지만, 화성 유인 착륙의 사전 작업으로 기상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2028년이라는 목표 시점은 그냥 정한 게 아니다. 화성 발사 윈도우는 26개월마다 열린다. 지구와 화성의 궤도 정렬 주기 때문이다. 창이 닫히면 다음 기회는 2030년대 초다. 2년 이상을 그냥 날리는 거다. Relativity Space 입장에서 이번 계약은 자사 기술의 실전 증명이자 심우주 임무 이력을 처음으로 쌓는 기회다. 부담이 상당하다.

    NASA가 이 구조로 계약한 이유

    이번 계약에서 NASA가 직접 하는 건 탑재체 개발뿐이다. 로켓, 우주선, 항행 운용은 전부 Relativity Space가 맡는다. SpaceX의 상업용 화물·승무원 수송 계약에서 시작된 ‘서비스 구매형’ 모델—NASA는 결과물을 사고, 민간이 방법을 고른다—이 이제 심우주 과학 임무까지 확장됐다는 신호다. 이게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우주 임무의 구조가 바뀌는 거다.

    • NASA는 탑재체 개발에 집중하고, 인프라는 민간이 조달
    • 민간 기업은 NASA 계약으로 기술 검증과 상업 레퍼런스를 동시에 확보
    • 정부 예산 효율화와 민간 우주산업 성장이 맞물리는 구조

    The Verge가 확인하고 TechCrunch도 보도한 이번 소식—단순 계약 발표가 아니다. 미국 우주산업이 ‘정부 주도 → 민관 파트너십 → 민간 주도’로 이동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빠르다는 걸 보여준다.

    한국 우주산업이 읽어야 할 신호

    2023년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한국이 독자 발사체 역량을 증명한 건 사실이다. 근데 발사체를 ‘만드는 것’과 ‘우주 임무를 통째로 수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Relativity Space가 이번에 맡은 것처럼 우주선 설계부터 항행까지 묶어 서비스로 제공하는 역량—한국 우주산업 생태계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다. 격차가 있다는 게 아니라, 아직 그 게임에 뛰어들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카이(KAI) 등이 발사체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방향은 맞다. 하지만 국내 민간 기업이 정부 기관과 ‘임무 전체 위탁’ 계약을 맺으려면 제도 프레임워크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발주 방식, 지식재산권 귀속, 운용 책임 분담—지금 구조로는 Relativity Space 같은 계약이 나오기 어렵다. 우주항공청(KASA)이 출범한 지금이 그 설계를 시작할 시점이다. 한국판 ‘상업 심우주 파트너십’ 모델. 늦으면 따라가기도 버거워진다.

    에릭 슈미트라는 이름이 화제인 게 아니다. NASA가 왜 이 계약을 이런 구조로 맺었는가—그게 핵심 교훈이다. 2028년은 생각보다 가깝다.

    출처: The Verge

  • CMF 후속폰, 올해는 없다 — RAM값 폭등에 낫띵이 백기를 들었다

    CMF 후속폰, 올해는 없다 — RAM값 폭등에 낫띵이 백기를 들었다

    아키스 에반겔리디스가 X에 올린 글은 딱 한 줄이었다. CMF의 올해 신작 없음. Nothing의 공동창업자가 직접 공지한 내용이다. CMF Phone 2 Pro 후속작, 즉 올해 나왔어야 할 차세대 CMF 폰이 취소됐다. 이유는 하나다. 메모리 가격.

    RAMageddon — 예산폰에 날아든 청천벽력

    업계에서 요즘 ‘RAMageddon’이라는 말이 돈다. DRAM 가격이 2024년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를 통째로 흔들어놓은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에반겔리디스는 “지금 메모리 가격으로는 우리가 목표하는 가격대로 폰을 만들 수 없다”고 직접 밝혔다. 돌려 말하지 않았다.

    중저가폰이 직격탄을 맞는 건 구조 문제다. 플래그십은 RAM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슬쩍 올려받으면 된다. 그런데 CMF처럼 199~299달러 선을 사수해야 하는 브랜드는 선택지가 두 개뿐이다. 원가 상승을 고스란히 떠안거나, 출시를 포기하거나. 이번엔 포기를 선택했다.

    CMF가 뭐였는지부터

    CMF는 Nothing의 서브 브랜드다. 2023년 CMF Phone 1로 시장에 들어왔다. ‘디자인은 살리되 가격은 낮춘다’는 전략이었는데, 솔직히 나름 잘 먹혔다. CMF Phone 2 Pro는 6.67인치 AMOLED에 Dimensity 7300 Pro를 얹고도 공격적인 가격을 유지해 유럽·아시아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브랜드가 먹히는 이유는 딱 하나, ‘가격 대비 경험’이다. 근데 RAM 가격이 오르면 이 공식 자체가 무너진다. Nothing은 내년 시장 상황을 다시 보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 없다.

    AI가 메모리 시장을 갉아먹고 있다

    근본 원인은 AI 수요다.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고대역 메모리) 생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팹 라인이 대거 투입되면서 일반 DRAM 공급이 줄었다. The Verge와 9to5Google 보도를 보면, HBM 전환으로 인한 모바일 DRAM 공급 부족이 2025~2026년에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 HBM 수요: AI 서버 한 대에 들어가는 메모리가 스마트폰 수십 대분에 해당
    • 공급 전환: 삼성·SK하이닉스, HBM 생산 비중 지속 확대로 일반 DRAM 줄어
    • 가격 결과: 모바일 DRAM 가격 2024년 대비 30~40% 상승 추정

    이건 좀 과한 수준이다. 스마트폰 한 대 팔아서 남는 마진이 얼마 안 되는 중저가 브랜드 입장에선 치명적이다.

    CMF만 당한 게 아니다

    중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삼성·애플과 달리 메모리 공급사와 장기 계약을 맺기 어렵다. 스팟 시장 가격 변동에 그대로 노출된다. CMF 외에도 여러 중소 브랜드들이 스펙 다운그레이드나 출시 연기를 단행했다는 업계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삼성 갤럭시 A 시리즈나 샤오미 레드미처럼 메모리를 자체 조달하거나 대량 구매력을 가진 브랜드는 이 파고를 상대적으로 잘 넘기고 있다. 결국 스케일이 생존을 결정하는 구도다.

    국내에서 체감하는 변화

    CMF 폰은 국내 공식 출시 이력이 없다. 그래도 직구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었고, 올해 후속작을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더 넓게 보면, 이 사태는 AI 인프라 투자가 소비자 전자기기 시장에 어떤 형태로 타격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AI 붐이 반도체 가격을 끌어올리고, 그 여파가 중저가 스마트폰의 신제품 공백으로 이어지는 연쇄반응. 나비효과치고는 꽤 직접적이다.

    역설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흐름에서 수혜를 보고 있다. HBM 판매 단가가 높아지면서 실적이 개선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200달러대 신제품 폰 선택지가 줄어드는 현실이 남는다. 당분간 이 가격대에서 완성도 있는 신제품을 찾는다면 갤럭시 A 시리즈 외에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출처: The Verge

  •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애플이 App Store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EU 디지털시장법(DMA) 발효 이후 써드파티 앱스토어 허용이 현실이 됐고, 비슷한 논의가 브라질·일본 등 여러 나라로 번지고 있다. iOS는 10년 넘게 자사 App Store 하나만 공식 채널로 유지해왔다. 그 구조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뭔지, 사이드로딩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쓸 때 뭐가 좋고 뭐가 위험한지 — 핵심만 짚는다.

    써드파티 앱스토어, 한 줄 정의

    운영체제 제조사가 아닌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앱 배포 플랫폼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다. 안드로이드에선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각종 APK 배포 사이트가 구글 플레이와 나란히 존재한다. iOS는 달랐다. 2008년 App Store 출시 이후 단 하나의 공식 배포 채널만 허용됐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리면 애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앱도 설치하는 게 가능해진다. 여기에 붙는 개념이 사이드로딩(sideloading) — 공식 스토어를 건너뛰고 앱 설치 파일을 직접 받아 올리는 방식이다.

    App Store와 뭐가 다른가

    애플 App Store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 심사(Review) 과정: 앱을 등록하려면 애플 가이드라인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평균 24~48시간, 복잡한 앱은 수 주가 걸린다.
    • 수수료 구조: 앱 내 결제의 15~30%를 애플이 가져간다. 이 구조가 각국 규제 당국의 핵심 타깃이 됐다.
    • 독점 배포: 개발자가 아무리 원해도 App Store를 우회해 iOS 앱을 배포할 방법이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는 이 세 제약을 모두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심사를 생략하거나 느슨하게 적용하고,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고, 애플이 거부한 앱도 유통하는 게 된다. 당연히 플랫폼 성격이 운영사마다 완전히 달라진다.

    사이드로딩,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나

    iOS의 사이드로딩 구조는 안드로이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안드로이드는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 허용”만 켜면 APK 파일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iOS에는 이 옵션 자체가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허용하려면 애플이 운영체제 수준에서 외부 앱 설치를 허용하는 API를 직접 열어야 한다. 애플이 자진해서 열 리 만무하다. 규제가 강제한 것이다.

    EU에서 실제로 구현된 방식을 보면 절차가 꽤 까다롭다는 걸 알 수 있다.

    • 써드파티 마켓플레이스 운영자는 애플에 신청해 마켓플레이스 키트(Marketplace Kit)를 받아야 한다
    • 운영자는 최소 100만 유로의 신용장을 제출해야 한다
    • 앱을 설치할 때 iOS는 여전히 공증(notarization) — 최소한의 악성코드 검사 — 을 요구한다
    • 사용자는 외부 스토어를 설치할 때 여러 단계의 경고 화면을 통과해야 한다

    “완전 개방”이라기보다 조건부 허용이다. 애플은 규제 요건은 충족하면서 최소한의 통제권은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건 솔직히 꽤 영리한 전략이긴 하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 뭐가 달라지나

    앱 생태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1. App Store에서 쫓겨났던 앱들의 귀환
    게임 에뮬레이터, 일부 VoIP 앱, 자체 결제 방식을 쓰는 앱들은 오랫동안 App Store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삭제됐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는 이 앱들을 배포할 공간이 생긴다. 닌텐도 게임을 에뮬레이터로 돌리고 싶었던 파워 유저라면 이미 귀가 솔깃할 얘기다.

    2. 앱 가격 인하 가능성
    수수료 30%가 사라지면 개발자들이 앱 가격이나 인앱 결제 비용을 낮출 유인이 생긴다. 물론 시장 경쟁이 실제로 불붙었을 때 얘기다. 지금 당장 모든 앱이 싸진다는 보장은 없다.

    3. 기업 내부 앱 배포 간소화
    현재도 기업은 MDM(모바일 기기 관리) 솔루션으로 내부 앱을 배포하지만 절차가 복잡하다. 써드파티 스토어가 자리를 잡으면 이 과정이 훨씬 단순해지는 시나리오도 열린다.

    보안 위험, 진짜 얼마나 심각한가

    애플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막아온 공식 이유가 보안이었다.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데이터가 참고가 된다. 악성 앱의 상당수가 공식 구글 플레이가 아닌 외부 소스에서 유포된다. 카스퍼스키 등 보안 업체 분석에 따르면 사이드로딩을 통한 감염 비율이 구글 플레이 경로보다 유의미하게 높다. iOS라고 예외가 될 근거는 없다.

    다만 위험의 크기는 어떤 써드파티 스토어를 쓰느냐에서 갈린다.

    • AltStore나 Setapp Mobile처럼 운영 주체가 명확하고 자체 심사 기준이 있는 스토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출처 불명의 스토어에서 크랙 앱이나 무료 게임을 받는 건 안드로이드의 APK 사이트를 쓰는 것과 똑같다

    플랫폼 개방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가 어디서 받느냐가 보안을 결정짓는 구조가 된다. 이게 오히려 더 무섭다. 애플이 일괄 차단하던 시대가 끝나면, 그 판단을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하니까.

    애플이 반대하는 진짜 속내

    보안은 공식 명분이고, 수익 구조 보호가 본질에 가깝다.

    App Store는 애플 서비스 매출의 핵심 수익원이다. 서비스 부문 매출이 연간 1000억 달러를 향해 달리고 있고, 앱스토어 수수료가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확산되면 개발자들이 애플 결제를 우회하면서 이 수익이 직접 줄어드는 구조다.

    EU DMA 발효 이후 애플이 도입한 대안적 수수료 체계를 보면 이 속내가 더 선명해진다. “Core Technology Fee”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새로운 우회 수수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거셌고, Engadget이 전한 바에 따르면 다수 매체가 이 구조를 “규제는 따르되 수익은 지킨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일반 사용자한테는 의미 있는 변화인가

    당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솔직히.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린 EU에서도 실제 이용률은 낮다. AltStore, Setapp Mobile 등이 출시됐지만 App Store를 대체할 규모는 아직 아니다. 개발자들도 복수 스토어를 관리하는 부담보다 App Store 하나에 집중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생태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구조가 다르게 흘러간다. 경쟁 압력이 생기면 앱 가격이 내려가거나 개발자 정책이 완화될 여지도 생긴다. 규제가 확산되는 방향은 분명하다. 더 많은 나라가 같은 요구를 할수록 애플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 에뮬레이터나 특수 도구가 필요한 파워 유저한테는 이미 체감되는 변화다. 나머지 사용자한테는 수년 안에 서서히 와닿을 일이다. 지금 당장 써드파티 스토어를 찾아 헤맬 필요는 없지만, iOS 생태계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흐름 정도는 알아두면 손해는 아니다.

    출처: Engadget

  •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칩셋 하나가 터지면 수십 개 브랜드가 동시에 뚫린다. 헤드폰 제조사 한 곳 문제가 아니다. 같은 무선 통신 칩을 나눠 쓰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같은 구멍에 빠지는 구조. 이게 블루투스 보안의 가장 불편한 현실이다.

    실제로 반복되고 있다. 특정 무선 이어폰 모델에서 발견된 취약점이 경쟁사 기기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온다. Ars Technica가 이 주제를 계속 다루는 것도 그래서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영화 속 설정만은 아닌 셈이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 어떻게 작동하나

    블루투스는 기기 간 페어링 과정에서 암호화 키를 교환한다. 이 교환 절차에 허점이 생기면 공격자가 끼어들 틈이 열린다. 주요 공격 방식은 세 가지.

    • BIAS (Bluetooth Impersonation Attack): 이미 페어링된 기기를 사칭해 연결을 가로채는 방식. 인증 절차를 건너뛰게 만들어 중간자 역할을 한다.
    • BLESA (Bluetooth Low Energy Spoofing Attack): BLE 기기가 재연결할 때 인증을 우회하는 기법. 무선 이어폰 대부분이 BLE를 쓰니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 펌웨어 익스플로잇 도청: 기기 내부 펌웨어 결함을 이용해 오디오 스트림을 직접 가로채는 방식. 셋 중 가장 정교하고 위험하다.

    공격 범위는 블루투스 신호가 닿는 거리, 약 10~100m 이내다. 카페, 지하철, 사무실처럼 사람이 몰리는 공간에서 이론적으로 실행된다.

    어떤 기기가 위험한가

    무선 이어폰 시장에 블루투스 칩셋을 공급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적다. 퀄컴(Qualcomm), 미디어텍(MediaTek), 브로드컴(Broadcom) — 이 세 곳이 시장 대부분을 가져간다. 칩 하나에서 취약점이 나오면 그 칩을 쓰는 여러 브랜드 기기가 한꺼번에 영향권에 들어온다.

    보안 연구자들이 특정 모델을 분석할 때 같은 칩셋 계열 기기들을 함께 들여다보는 이유다. 취약점 하나가 업계 전체 문제가 된다.

    위험도가 높은 조건은 이렇다:

    • 펌웨어 업데이트를 오래 못 받은 구형 기기
    • 단종된 모델 (제조사가 패치를 더 이상 내놓지 않음)
    • BLE 방식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무선 이어폰
    • 전용 앱 없이 독립 동작하는 저가형 블루투스 기기

    펌웨어 업데이트가 핵심인 이유

    하드웨어 결함과 달리 블루투스 보안 취약점은 대부분 펌웨어 패치로 잡힌다. 칩을 교체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레벨에서 인증 로직을 고치거나 취약 코드를 수정하는 게 가능해서다.

    문제는 두 곳에서 생긴다.

    첫 번째는 패치 배포 속도다. 보안 연구자가 취약점을 발견해 제조사에 신고한 뒤, 실제 기기에 업데이트가 닿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취약점이 공개된 뒤에도 패치를 받지 못한 기기들이 그대로 유통된다.

    두 번째는 업데이트 인지율이다. 스마트폰 OS 업데이트는 알림이 뜨지만, 무선 이어폰 펌웨어는 제조사 앱을 직접 열어봐야 확인된다. 앱을 평소에 쓰지 않으면 몇 년째 밀린 업데이트를 모르고 지나친다. 솔직히 이 부분이 더 현실적인 문제다.

    사용자가 직접 할 수 있는 보안 설정 5가지

    취약점 패치는 제조사 몫이다. 하지만 공격 표면을 줄이는 건 사용자가 직접 챙길 수 있다.

    • 블루투스, 쓸 때만 켜기: 안 쓸 때 꺼두는 것만으로 공격 시도 자체가 차단된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블루투스 자동 켜짐 옵션도 비활성화하는 게 낫다.
    • 오래된 페어링 기기 목록 정리: 한 번 연결하고 다시 쓰지 않은 기기는 목록에서 지운다. 공격자가 기존 페어링 정보를 악용하는 방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 제조사 앱 알림 허용: 삼성 Galaxy Wearable, 소니 Headphones Connect, Beats 앱 등 공식 앱을 깔고 알림을 켜두면 펌웨어 업데이트 소식을 빠르게 받는다.
    • 민감한 통화 시 유선 이어폰 사용: 카페나 지하철처럼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기밀 업무나 금융 정보를 논의할 때는 유선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 구형 기기 지원 종료 여부 확인: 출시 5년 이상 된 기기는 제조사 지원이 끊겼을 가능성이 높다.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모델 지원 종료 여부를 확인하고, 패치가 더 안 나온다면 교체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제조사마다 대응 속도가 다른 이유

    취약점 대응 속도, 제조사마다 차이가 크다. 대형 제조사는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서 보안 연구자 신고가 들어오면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저가 OEM 브랜드들은 얘기가 다르다. 칩셋 제조사의 패치가 나와도 자사 기기에 적용하는 작업을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칩셋 패치는 공개됐는데 정작 실제 기기는 영원히 취약한 채로 남는다. 좀 역설적인 상황이다.

    보안 연구자들이 수개월이 지나도록 패치가 배포되지 않은 사례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제조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취약점의 존재보다, 패치가 실제 기기에 닿는지 여부가 보안 측면의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그래서 얼마나 걱정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일반 소비자를 노린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대규모로 터진 사례는 아직 없다. 공격 자체가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하며, 실행 시간도 만만치 않다.

    다만 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정치인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은 얘기가 달라진다. 블루투스 취약점을 이용한 표적 공격은 보안 연구 환경에서 이미 재현된 바 있고, 실제 스파이 활동에서 유사 기법이 쓰인 사례도 문서로 남아 있다.

    결국 이 질문 하나로 귀결된다. “내 대화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가?” 그 가치가 클수록 보안 습관도 그에 맞게 따라붙어야 한다. 일반 사용자라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꼼꼼히 챙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이라면 유선 이어폰 전환이나 블루투스 비활성화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출처: Ars Techn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