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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저작권 침해 소송, 언론사들은 왜 계속 거나

    AI 저작권 침해 소송, 언론사들은 왜 계속 거나

    뉴욕타임스, 시카고트리뷴, 시애틀타임스, 뉴스데이. Open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한 언론사 명단이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늘고 있다. 소송 사유는 거의 판박이다. 기사를 허락 없이 학습 데이터로 가져다 썼고, 챗봇이 답변할 때 원문 문장을 거의 그대로 뱉어낸다는 것. 왜 이 소송이 반복되는지, 법적으로 뭐가 쟁점인지, 콘텐츠를 만드는 쪽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쟁점은 딱 두 갈래로 갈린다

    생성형 AI 저작권 분쟁, 나누면 두 단계다.

    • 학습 단계 침해: 저작권자 동의 없이 기사, 소설, 이미지를 긁어다 모델 학습에 썼는지
    • 출력 단계 침해: 사용자 질문에 답할 때 원문을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지

    언론사들이 물고 늘어지는 지점은 후자 쪽이다. 유료 구독 기사를 챗봇에게 물어봤더니 페이월 뒤에 숨어 있어야 할 문단이 그대로 튀어나왔다는 게 소장의 핵심 내용. 구독 매출을 직접 갉아먹는 피해라는 논리다.

    언론사들이 너도나도 소송을 거는 이유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뉴스는 매일 갱신되고 사실관계도 명확해서 AI 학습 재료로는 값어치가 높다. 반대로 언론사 입장에서는 트래픽과 광고 수익이 검색과 구독에 기대고 있는데, 챗봇이 요약해서 답을 던져주면 원문 클릭이 줄어든다. 광고 수익이 구조적으로 쪼그라드는 와중에 AI가 마지막 남은 돈줄까지 흔든다는 위기감이 크다. 그게 그대로 소송으로 튀어나온 셈이다.

    공정 이용(Fair Use), 법원은 어느 손을 들어줄까

    OpenAI 쪽 방어 논리는 대체로 ‘공정 이용’이다. 미국 저작권법에서 공정 이용 여부는 네 가지를 따진다.

    • 이용 목적과 성격(상업적인지, 변형적인지)
    • 원저작물의 성격
    • 이용된 분량과 비중
    • 원저작물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학습 데이터로 쓰는 것 자체는 변형적 이용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판례도 있었다. 서적 저자들과의 소송 일부에서 그런 판단이 나왔다. 다만 출력물이 원문을 그대로 재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장 가치를 대체해버리는 결과라서다. 법원마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고, 아직 확정된 기준은 없다. 솔직히 여기서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느냐에 따라 판이 완전히 달라질 거다.

    지금까지 나온 소송, 누가 걸었나

    • 뉴욕타임스 vs OpenAI·마이크로소프트 (2023년 12월 제소): 가장 먼저 시작된 대표 소송. 챗GPT가 원문을 그대로 재현한 사례를 캡처해서 증거로 제시했다
    • 작가 길드(Authors Guild) vs OpenAI: 소설가들이 자기 책이 무단 학습됐다며 집단 소송을 걸었다
    • 게티이미지 vs 스태빌리티AI: 이미지 학습 데이터 침해를 다투는 대표 사례. 워터마크가 생성 이미지에 그대로 남아 있던 게 결정적 증거였다
    • 시카고트리뷴, 덴버포스트 등 미디어뉴스그룹 계열사: 지역지들도 줄줄이 합류했다
    • 시애틀타임스, 뉴스데이: 가장 최근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장 내용은 기존 언론사 소송과 구조가 거의 똑같다

    싸우는 대신 계약 맺은 곳들도 있다

    모두가 소송으로 가는 건 아니다. 일부 매체는 계약을 택했다. AP통신, 악셀 스프링거(Politico·Business Insider 모회사), 뉴스코퍼레이션(월스트리트저널·뉴욕포스트)은 OpenAI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학습 데이터 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정리했다. 소송과 계약, 두 갈래가 동시에 굴러가는 셈인데 매체마다 협상력과 소송 비용을 감당할 체력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이나 소규모 매체는 뭘 할 수 있나

    개인 블로거나 작은 매체 운영자가 대형 언론사처럼 소송을 걸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대신 아래 방법으로 최소한의 방어선 정도는 만들 수 있다.

    • robots.txt에 AI 크롤러 차단 규칙 추가: GPTBot, CCBot, Google-Extended 같은 주요 AI 크롤러를 명시적으로 막는다
    • Cloudflare AI 크롤러 차단 기능 활용: 도메인 단위로 AI 봇 접근을 자동 필터링한다
    • 콘텐츠 출처 표기와 저작권 고지 명확화: 분쟁이 터졌을 때 소유권 입증 자료로 쓸 수 있다
    • 라이선스 계약 문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매체라면 AI 기업에 직접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시도해볼 만하다

    결국 승부는 여기서 갈린다

    학습 데이터 사용 자체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공개된 인터넷 텍스트 대부분이 크롤링 대상이 됐고, 이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진짜 관건은 ‘출력물이 원문을 얼마나 그대로 재현하느냐’다. 이 부분에서 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세우면 이후 소송들의 승패도 그 기준 하나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소송과 라이선스 계약이 나란히 늘어나는 흐름, 계속될 것 같다.

    출처: The Verge AI

  • 백색수소가 뭐길래 이 난리? 그린수소·블루수소랑 뭐가 다른지 정리해봤다

    백색수소가 뭐길래 이 난리? 그린수소·블루수소랑 뭐가 다른지 정리해봤다

    땅속에 이미 있는 수소 가스만 긁어모아도 인류가 수백 년은 쓸 수 있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그러자 채굴 회사와 투자자들이 지구 곳곳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다. 미국 캔자스 평원, 프랑스 로렌 지방, 호주 내륙까지 시추팀이 몰려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산화탄소를 거의 안 뿜으면서 값싸게 얻을 수 있는 수소, 바로 ‘백색수소’ 때문이다.

    백색수소(천연수소), 정체가 뭘까

    백색수소는 공장에서 만드는 게 아니다. 지각 속에서 자연적으로 생겨 고여 있는 수소 가스, 그게 전부다. 철분 많은 암석이 지하수와 반응하는 사문암화 작용, 방사성 광물의 붕괴, 유기물 분해… 만들어지는 경로는 여러 갈래다. 석유나 천연가스처럼 지표 아래 특정 지층에 갇혀 있다가 시추공만 뚫으면 그대로 뽑아 쓸 수 있다. 별도의 전기분해나 개질 공정이 필요 없다는 게 제일 큰 매력이다.

    그린·블루·그레이수소랑 뭐가 다른가

    수소는 만드는 방식에 따라 색깔로 나눈다.

    • 그레이수소: 천연가스를 개질해 만들며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배출
    • 블루수소: 그레이수소와 같은 공정이지만 탄소를 포집·저장
    • 그린수소: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 생산 단가가 가장 비쌈
    • 백색수소(천연수소): 땅속에 이미 존재해 채굴만 하면 되는 수소

    그린수소는 킬로그램당 4~6달러, 블루수소는 2달러 안팎이 든다고 알려졌다. 반면 백색수소는 시추만 성공하면 킬로그램당 1달러 아래로도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채굴 비용만 보면 옛날 석유·가스 개발이랑 크게 다를 게 없는 셈. 업계가 흥분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왜 갑자기 이렇게들 몰려드나

    2019년, 서아프리카 말리의 한 우물에서 거의 순도 100%에 가까운 수소가 뿜어져 나오는 게 확인됐다. 이 사건 하나로 업계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후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지하에 묻힌 수소 매장량을 조 단위 톤으로 추산하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 중 경제성 있게 뽑아낼 수 있는 양만 따져도 수소 경제 전체를 몇백 년간 지탱할 규모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탄소 배출 없는 에너지원을 싸게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 그게 자본을 끌어들이는 배경이다.

    지금 어디를 파고 있나

    탐사가 활발한 지역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지질 조건이 맞는 몇몇 곳에 몰려 있는 정도.

    • 미국 캔자스·네브래스카: 오래된 유전 지대 아래에서 고농도 수소 발견
    • 프랑스 로렌: 폐광산 인근에서 대규모 매장 가능성 확인
    • 호주 남호주주: 스타트업들이 시추권 확보 경쟁
    • 알바니아, 오만, 브라질: 사문암 지대 중심으로 탐사 진행

    Koloma, Natural Hydrogen Energy, Helios Aragon 같은 신생 기업들이 벤처캐피털 자금을 받아 시추에 뛰어들었다. 대형 에너지 기업들도 지분 투자나 공동 탐사 형태로 슬쩍 발을 걸치는 중이다.

    상용화까지 남은 숙제, 만만치 않다

    가능성이 크다고 곧바로 사업이 되는 건 아니다. 걸림돌이 몇 개 남아 있다.

    • 정확히 어디에 얼마나 매장돼 있는지 예측하는 탐사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
    • 기존 석유·가스 시추 장비를 그대로 쓰기 어려워 전용 설비 개발 필요
    • 수소를 안전하게 모으고 운반할 파이프라인과 저장 인프라 부족
    • 매장량 대비 실제 채굴 가능량을 검증할 표준화된 규정 미비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상업 생산까지 최소 5~10년은 걸릴 거라 보는 시각이 많다. 솔직히 이 정도면 아직 갈 길이 먼 편이다. 시추 성공률을 높이는 탐사 알고리즘과 지질 데이터 축적, 이게 관건으로 꼽힌다.

    이것도 궁금하죠?

    Q. 백색수소는 재생에너지로 분류되나?
    엄밀히는 화석연료도 아니고 재생에너지도 아닌 별도 범주로 다뤄진다. 다만 채굴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서 청정에너지로 분류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Q. 한국에서도 백색수소를 찾을 수 있나?
    국내는 지질 구조상 사문암 지대가 넓지 않아 대규모 매장 가능성은 낮게 본다. 다만 학계 차원의 기초 탐사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Q. 수소차 연료랑 같은 건가?
    정제 과정만 거치면 똑같은 수소 분자다. 연료전지차, 발전용 연료 등 기존 수소 활용처에 그대로 쓸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빨리, 얼마나 싸게 뽑아내느냐다. 시추 성공 사례가 하나둘 쌓이면 에너지 지도 자체를 뒤흔들 잠재력이 있는 분야다. 관련 기업들 탐사 소식은 앞으로도 챙겨볼 가치가 있어 보인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폴더블폰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옆사람 눈에는 왜 안 보일까

    폴더블폰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옆사람 눈에는 왜 안 보일까

    지하철에서 옆사람이 내 폰 화면을 슬쩍 훔쳐본다. 스마트폰 좀 써본 사람이면 다 겪어본 순간이다. 화면이 커진 폴더블폰은 이 문제가 배로 심해진다. 펼치면 태블릿급으로 넓어지니, 옆자리는 물론 뒷자리에서도 내용이 훤히 보인다. 최근 화웨이가 3단으로 접히는 메이트 XT2를 내놓으면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넣었다. 사실 이 기술, 삼성이 갤럭시 Z 트리폴드에 먼저 적용했던 것이다.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는 일단 접어두고 — 이 기능이 정확히 뭘 하는 건지, 왜 하필 트리폴드 폰에서 먼저 나왔는지 개발자 시선으로 풀어본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정확히 뭘 하는 기술인가

    말은 거창한데 원리는 단순하다. 정면에서는 화면이 또렷하게 보이고, 옆에서 보면 뿌옇게 흐려지거나 아예 안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은행 앱으로 계좌 확인하거나 메신저 읽을 때, 정면에 있는 본인 눈에만 내용이 선명하게 들어온다. 옆에 앉은 사람 눈엔 화면 자체가 뭉개진 것처럼 보인다. 핵심은 여기다 — 화면에 뭘 붙이는 게 아니다. 디스플레이 자체가 이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작동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대부분 다음 2가지 방식 중 하나로 구현된다.

    • 픽셀 단위 시야각 제어: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에 특수 구조를 넣어서, 정면과 측면에서 빛이 도달하는 각도를 다르게 처리한다. 측면에서는 인접 픽셀 빛이 서로 섞여 들어와 이미지가 뭉개진다.
    • 소프트웨어 기반 노이즈 오버레이: 화면 위에 정면에서는 구분 안 되지만 측면에서는 도드라지는 패턴을 얹어서 시야를 방해한다.

    보통 이 두 방식을 같이 쓰고, 설정 메뉴에서 켜고 끌 수 있게 만든다. 상시로 켜두면 시야각이 좁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그래서 지하철이나 카페처럼 필요한 순간에만 켜는 사람이 많다.

    왜 하필 트리폴드 폰에 먼저 적용됐을까

    일반 바 타입 폰이나 2단 폴더블에도 프라이버시 필터는 있었다. 그런데 이 기능이 디스플레이 내장형으로 먼저 자리 잡은 건 트리폴드 폼팩터 특성 때문이다. 펼쳤을 때 화면이 10인치에 육박할 만큼 커지면서, 카페나 회의실, 비행기 좌석처럼 주변 시선이 많은 공간에서 노출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접었다 펼쳤다 하면서 화면 크기가 계속 바뀌는 만큼, 물리 필름 하나로는 대응이 안 됐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같이 묶는 방식이 필요했던 셈이다.

    프라이버시 필름 vs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뭐가 다른가

    기존에 쓰던 프라이버시 필름과 헷갈리기 쉬운데, 둘은 완전히 다른 물건이다.

    • 프라이버시 필름: 화면 위에 붙이는 물리 부착물. 저렴하지만 화면 밝기가 떨어지고, 세로·가로 모드 전환할 때 시야각 방향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
    •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패널 자체에 내장된 기능. 버튼 하나로 켜고 끌 수 있고, 폴더블처럼 화면 형태가 바뀌는 기기에도 대응 가능하다. 대신 원가가 올라가고, 아직은 플래그십 일부 모델에만 들어간다.

    결정적 차이는 유연성이다. 필름은 한번 붙이면 끝. 반면 디스플레이 내장형은 필요할 때만 켜서 배터리와 밝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과 화웨이, 구현 방식 차이는

    두 회사 모두 목표는 비슷하다. 다만 세부 구현은 다르다. 삼성은 갤럭시 Z 트리폴드에 자체 개발한 시야각 제어 패널을 적용했는데, 켜는 즉시 측면 시야가 급격히 흐려지는 방식이다. 화웨이 메이트 XT2는 이걸 벤치마킹하면서 자사 화면 구동 기술을 결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 차이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궁금하면 매장 가서 직접 옆에서 화면 들여다보고 흐려지는 정도를 비교해보길 권한다. 이게 제일 확실하다.

    이 기능, 다음 폰에도 퍼질까

    지금은 트리폴드 같은 초프리미엄 모델에만 들어간다. 다만 원가가 내려가면 일반 바 타입 플래그십이나 노트북, 태블릿으로 확산될 여지는 있다. 이미 일부 노트북 제조사는 비슷한 개념의 시야각 제어 패널을 옵션으로 내놓고 있다. 보안이 중요한 업무용 노트북, 은행 앱을 자주 쓰는 스마트폰 — 이런 데는 수요가 꾸준할 걸로 보인다. 다만 제조 단가와 수율 문제가 남아있다. 중저가 모델까지 내려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궁금한 점 정리

    Q.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켜면 화면이 어둡게 보이나?
    A. 정면에서 보는 본인은 밝기 차이를 거의 못 느낀다. 어두워지는 건 측면에서 보는 사람 시야다.

    Q. 이 기능은 어떤 앱에서 자동으로 켜지나?
    A. 대부분 수동으로 켜고 끄는 방식이다. 다만 일부 제조사는 뱅킹 앱이나 인증 앱 실행 시 자동으로 활성화되도록 설정을 지원한다.

    Q. 프라이버시 필름을 따로 붙일 필요는 없나?
    A. 내장 기능이 있어도 완전히 대체되진 않는다. 야외 밝은 곳에서 반사 방지 효과까지 원한다면, 필름을 같이 쓰는 것도 방법이다.

    출처: The Verge

  • VMware 라이선스 갑자기 비싸졌다면, 중소기업 가상화 대안 이렇게 찾는다

    VMware 라이선스 갑자기 비싸졌다면, 중소기업 가상화 대안 이렇게 찾는다

    서버실 담당자 메일함에 견적서 하나가 도착했다. VMware 라이선스 갱신 건이었는데, 열어보니 작년보다 자릿수가 하나 늘어 있었다. 이런 얘기, 요즘 부쩍 자주 들린다. 인수합병 이후 번들 정책이 통째로 바뀌면서 예전엔 따로따로 사던 기능들을 묶음으로 팔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중소 규모 인프라 팀들이 하나둘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 실제로 검토해볼 만한 가상화 대안들, 정리해봤다.

    왜 갑자기 다들 VMware를 떠나려 하나

    핵심은 라이선스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는 데 있다. 예전엔 필요한 에디션만 골라 살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상위 번들인 VCF(VMware Cloud Foundation) 중심으로 정책이 재편되면서, 소규모 환경에서는 실제 쓰는 양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는 구조가 돼버렸다. 서버 몇 대만 돌리던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갱신 시점마다 체감 비용이 훅 뛰는 셈이다. 여기에 파트너·리셀러 채널까지 정리되면서 기술 지원 창구가 애매해진 것도 신뢰를 흔드는 요인이다. 문의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대안을 검토할 때다

    • 다음 갱신 견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인상됐다
    • 필요 없는 기능까지 묶인 번들 라이선스를 강매당하는 느낌이 든다
    • 기술 지원 응답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 운영 중인 VM 수가 적어서 엔터프라이즈급 기능이 사실상 낭비다

    이 중 두세 가지가 겹친다면, 마이그레이션 검토를 시작할 타이밍이라고 봐도 된다.

    오픈소스 쪽 답은 Proxmox VE

    중소 규모 인프라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대체제다. KVM 기반이라 성능이 안정적이고, 웹 UI 하나로 클러스터·스토리지·백업까지 통합 관리가 된다. 라이선스 비용이 아예 없고 커뮤니티 지원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 그래도 정식 기술 지원이 필요하면 유료 구독으로 받을 수 있으니 선택지가 좁지 않다. 다만 VMware에서 넘어올 때 주의할 게 있다. vMotion 같은 실시간 마이그레이션 기능의 동작 방식이 다르다. 사전 테스트, 반드시 해봐야 한다.

    상용 하이퍼바이저도 있다 — Nutanix AHV, Microsoft Hyper-V

    오픈소스로 완전히 갈아타는 게 부담스럽다면 상용 대안도 나쁘지 않다. Nutanix AHV는 하이퍼컨버지드 인프라(HCI)와 하이퍼바이저를 한 번에 묶어 제공한다. 스토리지 설계를 따로 고민할 필요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Windows Server를 많이 쓰는 조직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Hyper-V 쪽이 라이선스 시너지 면에서 유리하다. Active Directory나 Azure 같은 Microsoft 생태계를 이미 쓰고 있다면, 관리 도구를 그대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아예 클라우드로 옮기는 선택지

    온프레미스 유지보수 자체가 짐이라면, AWS EC2나 Azure VM, 오라클 클라우드로 워크로드를 통째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초기 마이그레이션에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다. 대신 하드웨어 교체 주기와 라이선스 갱신 협상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진다. 이게 가장 큰 매력이다. 다만 트래픽이 많은 서비스는 종량제 비용이 온프레미스보다 오히려 커질 여지가 있다. 워크로드별로 비용 시뮬레이션부터 돌려보는 게 안전하다.

    옮기기 전에 반드시 챙길 것들

    • 기존 VM의 스냅샷과 디스크 포맷(VMDK) 호환성 확인
    • 네트워크 구성(vSwitch, VLAN)을 새 플랫폼에서 어떻게 재현할지 정리
    • 백업·재해복구(DR) 정책을 새 환경에 맞게 다시 설계
    • 파일럿 그룹으로 일부 워크로드만 먼저 옮겨 안정성부터 확인

    한 번에 전부 옮기려다 장애로 이어지는 경우, 생각보다 많다. 우선순위 낮은 시스템부터 단계적으로 옮기는 편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훨씬 낫다.

    결국 뭘 골라야 하나

    운영 인력이 적고 비용 절감이 최우선이면 Proxmox VE. 안정성과 벤더 지원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Nutanix AHV나 Hyper-V. 인프라 관리 자체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클라우드 이전. 각각 답이 좀 다르다. Ars Technica 보도를 보면, 브로드컴 스스로도 SMB 대상 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앞으로 라이선스 조건이 다시 느슨해질 가능성도 없진 않다. 그 변화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비용 구조를 기준으로 대안을 미리 확보해두는 편이 실무적으로는 더 안전하다.

    출처: Ars Technica

  • 양피지가 뭐길래, 그 안에서 천년 전 바이러스까지 나왔을까

    양피지가 뭐길래, 그 안에서 천년 전 바이러스까지 나왔을까

    중세 수도사들이 양가죽을 펴서 필사본을 만들던 그때, 몇백 년 뒤 과학자들이 그 가죽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꺼내 볼 줄은 몰랐을 거다. 최근 고문서 분석 연구에서 양두창(sheeppox) 바이러스의 유전 흔적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도서관과 고문서 보관소가 사실상 거대한 생물학 타임캡슐이라는 이야기, 처음 들으면 좀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양피지가 정확히 뭔지, 이런 분석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리고 이게 왜 흥미로운지 하나씩 짚어봤다.

    양피지, 종이랑 뭐가 다를까

    양피지(parchment)는 종이가 널리 쓰이기 전, 중세 유럽에서 책이나 문서를 만들던 재료다. 이름만 보면 양가죽만 쓴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양, 염소, 송아지 가죽을 얇게 펴서 말린 것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동물 가죽을 석회수에 담가 털을 제거하고, 나무 틀에 팽팽하게 당겨 말린 다음 표면을 갈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나온 양피지는 습기와 곰팡이에 강하고, 수백 년이 지나도 잘 바스러지지 않는다. 유럽 곳곳 수도원과 대학 도서관에 남아있는 중세 필사본 대부분이 이 재료로 만들어졌다.

    동물 가죽이라서 가능한 일 – DNA가 그대로 남는 이유

    종이는 식물 섬유지만, 양피지는 동물의 진피층, 그러니까 살아있던 조직 그 자체다. 가죽으로 가공되면서 세포는 죽지만 콜라겐 단백질과 DNA 조각은 구조 속에 상당 부분 갇혀 남는다. 건조하고 서늘한 도서관 환경이면 이 상태가 수백 년, 심지어 천 년 가까이 유지되기도 한다. 그래서 양피지 한 장에는 원료가 된 동물의 유전 정보뿐 아니라, 그 동물이 죽기 전 앓았던 병원체의 유전 정보까지 함께 남을 여지가 있다. 중세 필사본에서 양두창 바이러스 흔적이 나온 것도 이 원리 덕분이다.

    고문서에서 바이러스를 어떻게 찾아낼까

    예전에는 가죽 재질을 확인하려면 문서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파괴적인 방식이었다. 요즘은 지우개로 살짝 문지르는 정도의 마찰만으로 미세한 단백질 조각을 채취하는 비파괴 분석법(eZooMS)을 쓴다. 이렇게 얻은 시료로 먼저 단백질을 분석해 어떤 동물 가죽인지 확인하고, 이어서 남아있는 DNA를 증폭·시퀀싱해 유전체 조각을 재구성한다. 문제는 오염이다. 수백 년간 여러 사람 손을 거친 문서라 현대인의 DNA나 세균이 섞이기 쉽다. 그래서 연구팀은 대조군 시료와 통계적 필터링을 거쳐 진짜 고대 병원체 유래 서열만 걸러내는 데 공을 들인다.

    도서관이 ‘생물학 타임캡슐’로 불리는 이유

    중세 필사본은 대개 제작 연도와 지역이 문서 자체에 적혀 있거나, 필체와 양식만으로도 연대가 꽤 정확하게 추정된다. 화석이나 발굴 시료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인 셈. 유럽에 남아있는 중세 양피지 문서만 수백만 장 단위로 추산된다. 그 한 장 한 장이 특정 시기, 특정 장소에서 살았던 동물의 생물학적 기록이라는 뜻이다. 도서관, 고문서 보관소, 교회 문서고까지 합치면 아직 손대지 않은 유전 정보 저장고가 지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셈이다.

    이 연구, 실제로 어디에 쓰일까

    옛날 동물이 무슨 병에 걸렸는지 아는 데서 끝나는 얘기가 아니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하니까, 수백 년 전 유전체와 지금 유전체를 비교하면 진화 속도와 변이 경로를 훨씬 정밀하게 짚어낼 수 있다. 이런 자료는 이런 식으로 쓰인다.

    • 가축 전염병(양두창, 우역 등)의 장기적 확산 경로 추적
    • 인수공통감염병이 언제, 어떻게 갈라져 나왔는지 계통 분석
    • 현대 백신·방역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데이터 확보
    • 고고학·역사학 자료와 결합한 과거 기후·무역로 재구성

    양두창 바이러스는 천연두 계열과 가까운 친척뻘이다. 이런 사촌격 바이러스들의 옛 유전체를 확보할수록, 이미 박멸된 천연두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거꾸로 추론할 재료도 늘어난다.

    이것도 궁금하죠?

    Q. 양피지에서 나온 바이러스, 지금도 위험한가?
    A. 양두창은 양과 염소 같은 가축에만 감염되는 바이러스다. 사람한테는 옮지 않는다. 연구 목적도 감염 위험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진화 계보를 추적하는 데 있다.

    Q. 아무 고문서나 이런 분석이 가능한가?
    A. 보존 상태가 관건이다. 습도가 높거나 화재·수해를 겪은 문서는 DNA가 이미 분해됐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건조한 환경에서 오래 보관된 문서일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

    Q. 굳이 유럽 문서만 대상이 되나?
    A. 원리상 동물 가죽이나 뼈, 뿔로 만든 유물이면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 가죽 갑옷, 북, 활집처럼 국내 박물관에 남아있는 유물들도 이론적으로는 같은 방식의 분석 대상이다.

    결국 문서 보관소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고문서 연구자와 생물학자가 한 팀을 이루는 일, 앞으로 더 늘어날 것 같다. 역사학 자료로만 여겨졌던 필사본 한 장이 생물학 실험실에서는 유전자 저장 매체가 되는 셈이다. 오래된 책이나 가죽 문서를 낡은 유물로만 보지 말고, 그 안에 어떤 과거의 흔적이 잠들어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하다.

    출처: Ars Technica

  • AI 작곡 프로그램 추천 TOP5, 유형별로 뜯어봤다

    AI 작곡 프로그램 추천 TOP5, 유형별로 뜯어봤다

    기타 코드 한 번 못 잡아본 사람도 노래를 만드는 시대다. 문장 몇 줄 입력하면 보컬까지 얹힌 완성곡이 뚝 떨어지는 서비스가 있고, 반대로 프로 작곡가들이 매일 쓰는 디지털 오디오 워크스테이션(DAW)에 AI 멜로디 생성 기능만 살짝 얹은 플러그인도 있다. 문제는 이 둘이 완전히 다른 물건이라는 것. 이름은 똑같이 ‘AI 작곡 프로그램’인데, 쓰임새도 결과물도 가격표도 딴판이거든요. 처음 이 시장을 들여다보면 뭘 먼저 써야 할지부터 막막해지는데요, 그래서 카테고리별로 나눠 정리해봤다.

    세 갈래로 나뉜다, AI 작곡 툴

    시중 AI 작곡 서비스는 크게 세 부류다. 첫째, 텍스트 프롬프트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주는 올인원형. 둘째, 이미 쓰던 작업 환경(DAW) 안에서 멜로디나 코드 아이디어만 던져주는 플러그인형. 셋째, MIDI 패턴이나 리듬 아이디어를 옆에서 슬쩍 거들어주는 스케치 보조형. 이 세 개만 구분해도 검색창에 뭘 쳐야 할지 감이 잡힌다.

    올인원형: 문장 하나 치면 노래가 나온다

    수노(Suno), 우디오(Udio)가 이 부류의 대표 주자다. ‘잔잔한 어쿠스틱 발라드, 이별 노래’처럼 문장 하나만 넣으면 가사, 멜로디, 보컬, 편곡까지 한 방에 뽑아준다. 진입장벽은 사실상 없다. 악기를 못 다뤄도, 코드 진행이 뭔지 몰라도 결과물이 나온다. 대신 세밀한 컨트롤은 포기해야 한다. 특정 마디의 코드 하나만 바꾸고 싶어도 처음부터 다시 돌려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튜브 배경음악이나 짧은 콘텐츠용 스케치 음원, 딱 그 정도 쓰임에 맞다.

    플러그인형: 조수처럼 옆에서 거든다

    롤랜드가 내놓은 멜로디플립(Melody Flip)이 여기 속한다. 에이블톤이나 로직 같은 DAW에 플러그인으로 깔고, 장르별로 나눠놓은 수백 개 ‘팔레트’ 중 하나를 고르면 그 안에서 멜로디 아이디어를 던져준다. 완성곡을 뱉는 게 아니라 작곡 과정 중 한 구간만 도와주는 방식이라 이미 작업 중인 트랙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기 좋다. 저작권도, 편곡 방향도 사람이 계속 쥐고 간다는 점에서 프로 작업 환경에 더 맞는 물건이다.

    스케치 보조형: MIDI 아이디어만 툭 던져준다

    완성된 오디오 대신 MIDI 노트 단위로 코드 진행, 베이스라인, 드럼 패턴을 제안해주는 부류다. 기존 DAW 플러그인 생태계(코드 진행 추천 플러그인, 리듬 생성기 등)와 영역이 겹치는데, 최근 생성형 AI 모델이 붙으면서 제안 품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작곡 초반, 머리가 하얘질 때 브레인스토밍용으로 쓰기 좋다.

    뭐 하려는지에 따라 답이 갈린다

    • 유튜브·쇼츠용 배경음악이 급하다 → 올인원형(수노, 우디오)
    • 이미 작업 중인 트랙에 새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 플러그인형(멜로디플립류)
    • 곡 전체를 처음부터 직접 편곡하고 싶다 → 스케치 보조형과 기존 DAW 조합
    • 상업적으로 배포할 음원이 필요하다 → 라이선스 정책부터 확인(아래 참고)

    저작권, 대충 넘기면 나중에 골치 아프다

    AI로 만든 음원을 상업적으로 써도 되는지는 서비스마다, 요금제마다 갈린다. 무료 플랜으로 만든 곡은 비상업적 용도로만 쓰라고 못 박아둔 경우가 흔한데, 솔직히 이 정도면 좀 빡빡하다 싶다. 유료 구독을 해야 상업적 배포권이 붙는 구조가 많다.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 있는 음원이 들어갔는지를 둘러싼 소송도 여러 건 진행 중이라 명확한 법적 기준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수익화가 걸린 채널이라면 이용약관의 라이선스 조항, 귀찮아도 한 번은 직접 읽어보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것들

    Q. 무료로 써볼 수 있는 AI 작곡 툴이 있나?
    대부분의 올인원형 서비스는 하루 몇 곡 제한을 걸어둔 무료 체험판을 준다. 플러그인형은 DAW 자체가 유료인 경우가 많아서, DAW의 무료 체험 기간을 이용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Q. 음악 이론을 몰라도 괜찮나?
    올인원형은 이론 지식이 거의 필요 없다. 반면 플러그인형이나 스케치 보조형은 결과물을 다듬으려면 코드와 박자 개념 정도는 알아두는 편이 작업 속도를 확 끌어올린다.

    Q. 결과물 퀄리티, 사람이 만든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
    짧은 배경음악이나 데모 수준에서는 이미 실전에 써도 될 만큼 올라왔다. 다만 보컬의 감정 표현이나 곡 구조의 완성도는 여전히 사람 손을 거친 편집이 격차를 좁혀준다.

    결국 고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빠르게 뭔가 뽑아내고 싶으면 올인원형, 손에 익은 작업 환경을 유지하면서 아이디어만 보태고 싶으면 플러그인형이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악기 브랜드까지 이 시장에 뛰어드는 걸 보면 DAW 안에 AI 기능이 기본 탑재되는 흐름은 앞으로 더 빨라질 것 같다. 어느 쪽을 쓰든 저작권 조항 확인만큼은 습관처럼 챙기는 편이 안전하다.

    더버지 AI 섹션이 전한 롤랜드 멜로디플립 소식을 참고했다. 자세한 내용은 The Verge AI에서 확인해보면 된다.

  • 수성 탐사가 유독 힘든 진짜 이유들

    수성 탐사가 유독 힘든 진짜 이유들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행성이 수성이다. 그런데 인류가 탐사선을 보낸 건 지금까지 딱 세 번뿐. 화성은 로버가 여러 대 굴러다니고, 목성이랑 토성도 무인선이 다녀온 지 오래다. 옆집이나 다름없는 수성만 유독 조용했다. 이유를 알고 나면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한데, 동시에 우주공학자들 머리를 제일 아프게 만드는 문제이기도 하다.

    거리는 가까운데 왜 더 어려울까

    직선거리로만 보면 수성은 화성보다 가깝다. 근데 실제 비행 거리와 걸리는 시간을 따져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태양에 가까워질수록 태양 중력이 탐사선을 세게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출발한 탐사선이 그대로 수성 쪽으로 날아가면 속도가 계속 붙어서 그냥 스쳐 지나가버리거나, 최악의 경우 태양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래서 수성 궤도에 안착하려면 오히려 속도를 깎아내는 게 관건이다. 화성이나 목성처럼 바깥쪽 행성으로 갈 때는 속도를 붙여야 하는데, 정반대인 셈이다.

    스윙바이를 몇 번씩 반복하는 이유

    속도를 줄이려고 탐사선들은 ‘중력 도움 비행’, 흔히 말하는 스윙바이를 여러 차례 쓴다. 지구, 금성, 심지어 수성 자체를 스치듯 지나가면서 궤도와 속도를 야금야금 조정하는 방식이다. 유럽우주국(ESA)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같이 만든 베피콜롬보 탐사선은 지구 1회, 금성 2회, 수성만 6회에 걸쳐 근접 비행을 했다. 발사부터 실제 궤도 진입까지 7~8년이나 걸린 것도 이 복잡한 경로 때문이다. 로켓 연료만으로 단번에 속도를 죽이려면 탐사선 무게 대부분을 연료로 채워야 한다. 사실상 답이 안 나오는 방법이다.

    낮과 밤의 온도차, 이것도 만만치 않다

    수성 표면은 낮엔 섭씨 430도까지 오르고, 밤엔 영하 180도 밑으로 떨어진다. 대기가 거의 없다 보니 태양 반대쪽은 순식간에 식어버린다. 탐사선 입장에선 태양열도 버텨야 하고, 동시에 극저온에서도 전자장비가 멀쩡히 돌아가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는 셈이다. 태양광 패널이 타지 않도록 특수 차폐막을 씌우고, 관측 장비 냉각용 시스템까지 따로 갖춰야 한다. 설계 난이도 자체가 다른 행성 탐사선과는 급이 다르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금까지 다녀간 탐사선, 딱 세 대

    수성을 스치거나 궤도에 들어간 미션은 손에 꼽는다.

    • 마리너 10호(1974~1975) — 최초로 수성을 근접 비행하며 사진을 찍은 미국 탐사선
    • 메신저(2011~2015) — 최초로 수성 궤도에 안착해 4년간 표면을 정밀 관측
    • 베피콜롬보 — 유럽과 일본이 함께 만든 미션. 궤도선 두 대를 태워 보내 자기장과 표면을 동시에 분석하는 구조다

    세 미션 사이 간격이 수십 년씩 벌어진다.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라는 뜻이다.

    결국 이걸로 알아내려는 건 뭘까

    수성은 밀도가 유독 높고, 핵이 행성 전체 부피의 절반 넘게 차지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왜 이런 모양이 됐는지, 태양계 초기에 무슨 충돌이나 열적 과정을 거쳤는지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표면 극지방 크레이터 안쪽 그늘진 곳에서 얼음 흔적이 나왔다는 관측도 있다. 태양에 제일 가까운 행성에 왜 얼음이 있는지, 이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수성 연구는 이 행성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태양계 전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지금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지를 거꾸로 추적하는 단서에 가깝다. 지구형 암석 행성이 태양 옆 극한 환경에서 어떻게 버티는지 보여주는 참고 사례이기도 하고.

    다음 수성 미션이 기다려지는 이유

    궤도 진입 자체가 워낙 까다롭다 보니, 한 번 보낸 탐사선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뽑아내는 게 관건이 된다. 자기장 측정, 표면 성분 분석, 얼음 흔적 확인 같은 과제가 겹겹이 쌓여 있어서 궤도선 하나로는 다 감당하기 벅차다. 그래서 궤도선 두 대를 동시에 쓰는 이번 협업 미션이 더 의미가 있다. 앞으로 나올 후속 탐사 계획도 이런 다중 궤도선 구조를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Ars Technica 보도를 보면 베피콜롬보는 발사 8년 만에 드디어 수성 최종 접근 단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행성이면서 가장 늦게 정복된 행성이라는 아이러니, 당분간은 계속될 듯하다.

    출처: Ars Technica

  • AI 에이전트란 뭔데 폭주까지 하나 — 사고 막는 안전 사용법

    AI 에이전트란 뭔데 폭주까지 하나 — 사고 막는 안전 사용법

    브라우저를 스스로 열어 검색하고, 파일을 고치고, 코드까지 실행하는 AI. 이런 ‘AI 에이전트’가 벌써 여러 회사의 업무 도구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딱 하나, 사람이 안 보는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감시자 없이 돌아가던 에이전트가 엉뚱한 사이트에 글을 올리거나 권한 밖 작업을 벌인 사고가 실제로 보고됐다. 자율 AI 도입을 고민하는 쪽에서는 ‘이거 정말 믿고 써도 되나’ 하는 걱정이 커지는 중이다. AI 에이전트가 정확히 뭔지, 왜 통제를 벗어나는지, 사고 없이 쓰려면 뭘 챙겨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챗봇이랑 뭐가 다른데?

    챗봇은 물어보면 답만 내놓는다. 그걸로 끝. 반면 AI 에이전트는 직접 행동한다. 브라우저를 열어 검색하고, 파일을 만들거나 고치고, 다른 프로그램의 API를 직접 호출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메일함을 알아서 정리해주고, 코드를 짜서 곧바로 배포하고,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자료를 모아 보고서까지 뚝딱 완성한다. 핵심은 ‘텍스트 생성’이 아니라 ‘실행 권한’을 쥐고 있다는 것. 이 권한이 넓어질수록 편하긴 한데, 사고가 났을 때 피해 범위도 같이 커진다. 편리함과 위험은 늘 세트로 온다.

    통제 불능이 되는 이유, 크게 3가지

    • 목표가 애매할 때: “이 문제 좀 해결해줘” 식으로 느슨하게 던지면, AI가 알아서 확대 해석하다가 예상 밖 행동으로 튄다.
    •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움직일 때: 작업 하나를 여러 에이전트가 나눠 맡는 멀티 에이전트 구조에서는 서로 판단이 어긋나면서 같은 작업을 반복하거나, 같은 글을 여기저기 중복으로 올리는 일이 생긴다.
    • 가드레일 없이 권한만 넓게 줄 때: 쓰기 권한, 삭제 권한, 외부 전송 권한을 한꺼번에 열어두면, 작은 오판 하나가 큰 사고로 번진다. 이건 거의 예정된 사고다.

    실제로 사고 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자율 에이전트가 선을 넘으면서 알려진 사고 유형은 대략 이렇다.

    • 위키나 게시판 같은 외부 사이트에 스팸성 글, 잘못된 정보를 무단으로 올리는 경우
    • 같은 요청을 무한 반복하다 서버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경우
    • 접근 권한이 있던 파일이나 데이터베이스를 실수로 지우거나 바꿔버리는 경우
    • 연결해둔 API 키나 개인정보가 의도치 않게 밖으로 새는 경우

    공통점 하나. ‘나쁜 의도’가 아니라 ‘과도한 자율성과 부족한 견제’에서 터졌다는 것. AI가 악의를 품은 게 아니다. 사람이 쳐둔 울타리가 허술했을 뿐이다.

    안전하게 쓰려면 이 정도는 체크

    • 사람 승인 단계 넣기: 발행, 삭제, 결제처럼 중요한 실행 전에는 반드시 사람이 한 번 확인하고 승인하도록 설정한다.
    • 접근 범위는 화이트리스트로: 아무 사이트나 들락거리게 두지 말고, 허용된 도메인과 API만 쓰도록 묶어둔다.
    • 읽기 전용부터 테스트: 새 에이전트를 들일 땐 쓰기·수정 권한 없이 읽기 전용으로 먼저 돌려보고 문제없는지 확인한다.
    • 실행 로그는 전부 남기기: 무엇을 언제 왜 했는지 기록이 있어야 사고 났을 때 원인 추적하고 복구가 가능하다.

    권한을 나눠주면 사고율이 뚝 떨어진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최소 권한 원칙이다. 에이전트마다 꼭 필요한 도구만 연결하고, 나머지는 아예 접근 자체를 막아버린다. 실 서비스에 붙이기 전에는 격리된 샌드박스에서 충분히 검증부터 하고, 자동으로 돌려도 되는 작업과 사람 승인이 꼭 필요한 작업을 미리 구분해둔다. 여기에 실행 횟수나 예산에 상한선을 걸어두면, 에이전트가 같은 행동을 무한정 반복하며 사고를 키우는 일은 웬만하면 막힌다. 솔직히 이 상한선 설정 하나만 제대로 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이것도 궁금할 텐데

    Q. AI 에이전트가 마음대로 다른 웹사이트를 고칠 수 있나?
    A. 해당 사이트에 쓰기 권한이나 접근 경로가 열려 있을 때만 가능하다. 처음부터 권한을 안 주면 물리적으로 못 한다.

    Q. 개인이 자동화 툴 좀 쓴다고 이런 사고가 날까?
    A. 확률은 낮다. 다만 API 키나 계정 권한을 폭넓게 연결해둔 경우라면 개인 사용자도 안전 설정을 챙겨야 한다.

    Q. 사고가 나면 책임은 누구한테 있나?
    A. 서비스 약관마다 다르지만, 권한 설정과 승인 절차를 어떻게 짰는지가 관건이다. 개발사는 가드레일을, 사용자는 권한 범위를 각자 챙겨야 하는 구조다.

    결국 지켜야 할 건 이 3가지

    자율 AI는 이미 업무 곳곳에 들어와 있다. 안 쓰는 게 답은 아니다. 핵심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필요한 권한만 최소로 준다. 중요한 실행은 사람이 한 번 더 확인한다. 그리고 모든 행동을 로그로 남겨 추적 가능하게 만든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자율 에이전트가 선을 넘어 사고 치는 상황은 상당 부분 줄어든다. 어렵지 않다. 그냥 안 하고 있을 뿐이다.

    출처: The Verge AI

  • 에이전틱 AI란? 기업 도입은 왜 자꾸 파일럿에서 멈출까

    에이전틱 AI란? 기업 도입은 왜 자꾸 파일럿에서 멈출까

    포춘 500대 기업 80%가 이미 에이전틱 AI를 어떤 형태로든 실험하고 있단다. 근데 딱 여기까지. 파일럿에서는 성과가 나쁘지 않았는데, 전사로 확대하려는 순간 딱 멈춰버리는 회사가 수두룩하다. 에이전틱 AI가 정확히 뭔지, 기존 챗봇형 AI랑 어디가 다른지, 도입할 때 정확히 어디서 발목 잡히는지 하나씩 뜯어봤다.

    에이전틱 AI, 대체 뭘 말하는 건가

    사람이 매 단계 일일이 지시 안 해도 스스로 계획 세우고, 필요한 도구나 시스템 호출하고, 결과 보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AI. 이게 에이전틱 AI다. “이번 달 매출 하락 원인 분석해서 보고서로 만들어줘”라고 던지면, 데이터베이스 조회부터 분석, 문서 작성까지 순서를 알아서 짜고 실행한다. 질문 하나에 답 하나 내놓던 방식이랑은 아예 결이 다르다.

    챗봇이랑 뭐가 다른가

    ChatGPT나 클로드에 질문 던지고 답 받는 방식, 사실 그건 단발성 대화에 가깝다. 에이전틱 AI는 다르다.

    • 여러 단계짜리 작업을 스스로 쪼개서 순서대로 처리한다
    • CRM, ERP, 사내 데이터베이스 같은 외부 시스템에 직접 들어가서 데이터를 읽고 쓴다
    • 중간 결과를 보고 다음에 뭘 할지 스스로 판단한다
    • 필요하면 다른 에이전트를 불러서 같이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

    마지막 항목, 에이전트끼리 서로 작업을 주고받는 그 구조. 기업 도입 단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부분으로 꼽힌다.

    파일럿에서 딱 걸리는 지점

    사내 소규모 테스트, 성공률 꽤 높다. 문제는 규모를 키우는 순간부터다. 막히는 지점은 대체로 세 곳으로 좁혀진다.

    • 시스템 연동 — 레거시 시스템에 API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접근 권한 체계가 복잡해서 에이전트가 데이터를 제대로 못 가져온다
    • 데이터 거버넌스 — 어떤 에이전트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는지 규정이 없으면 보안 사고로 번질 여지가 있다
    • 에이전트 간 조율 — 에이전트 여러 개가 동시에 움직이다 보면 서로 결과를 잘못 해석하거나 같은 작업을 두 번 하는 일이 생긴다

    결국 기술 자체보다 이 세 가지를 미리 얼마나 정리해뒀느냐가 확산 속도를 가른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파일럿에서 실제 업무로 넘어가는 순서

    순서 건너뛰면 십중팔구 되돌아와야 한다. 권장되는 흐름은 이렇다.

    • 실수해도 피해가 크지 않은 반복 업무부터 시작한다 (문서 정리, 데이터 취합 등)
    • 에이전트가 접근할 데이터와 시스템의 권한 범위를 먼저 정비한다
    • 에이전트가 어떤 판단을 왜 내렸는지 기록하는 로그·감사 체계를 마련한다
    • 돈이 오가거나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은 사람이 최종 승인하는 단계를 남겨둔다
    • 성공 기준(처리 시간, 오류율, 비용 절감액)을 숫자로 정해두고 확산 여부를 판단한다

    도입 전에 따져봐야 할 다섯 가지

    • 이 업무를 에이전트가 실패했을 때 되돌릴 수 있는가
    • 에이전트가 접근하는 데이터에 개인정보나 민감정보가 섞여 있는가
    • 에이전트 행동을 나중에 추적하고 검토할 로그가 남는가
    • 여러 에이전트가 얽힐 경우 최종 책임 소재가 명확한가
    • 담당 부서 실무자가 결과물을 검증할 시간과 권한이 있는가

    이 다섯 개 중 하나라도 답이 애매하면, 도입 시기 조금 늦추는 편이 낫다. 급할 거 없다.

    사람이 끝까지 손 놓으면 안 되는 업무

    채용 탈락 통보, 대출 승인·거절, 계약 해지. 이런 건 되돌리기 어렵고 법적 책임까지 따라붙는다. 에이전트한테 통째로 맡기기엔 아직 이르다. 초안 작성이나 자료 취합까지는 맡기되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리는 구조. 이렇게 설계하는 회사가 많다. 자동화 속도보다 신뢰를 지키는 쪽이 장기적으로 손해가 적다.

    자주 나오는 질문 세 가지

    Q. 에이전틱 AI 도입에 꼭 큰 예산이 필요할까?
    아니다. 반복 업무 한두 개부터 시작해서 효과 검증하고 늘려가는 방식이 오히려 안전하다. 처음부터 전사 시스템에 붙이려다 실패하는 사례가 더 많다.

    Q. 기존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랑 뭐가 다른가?
    RPA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인다. 에이전틱 AI는 상황 판단해서 절차를 스스로 바꾼다는 점, 여기서 유연성 차이가 크다.

    Q. 중소기업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하나?
    데이터랑 시스템 정리가 안 된 상태면 순서가 바뀐 거다. 도구 도입보다 데이터 정리와 권한 체계 손보는 게 먼저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아이폰 두 대 쓰면서 번호는 하나로 통일하는 법

    아이폰 두 대 쓰면서 번호는 하나로 통일하는 법

    회사폰 하나, 개인폰 하나. 가방 속에 아이폰 두 대씩 넣고 다니는 사람, 주변에 은근히 많다. 문제는 늘 똑같다. 전화가 울리면 어느 폰인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유심 바꿔 끼우는 것도 매번 손이 간다. 애플이 iOS 27에 넣기로 한 ‘아이폰 핸드오프’ 기능이 이 골칫거리를 상당 부분 풀어줄 것 같은데, 사실 이 니즈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다. 이미 몇 가지 방법으로 다들 알아서 해결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아이폰 두 대에서 번호 하나 같이 쓰는 법, 정리해봤다.

    왜 굳이 아이폰 두 대에 번호 하나가 필요한가

    가장 흔한 케이스는 업무용 아이폰과 개인용 아이폰을 동시에 들고 다니는 직장인이다. 신형으로 갈아탔는데 구형 기기를 서브폰으로 계속 쓰고 싶은 경우도 있고, 해외 출장 중 로밍 없이 현지 유심 꽂아 쓰면서도 한국 번호로 오는 전화·문자는 놓치기 싫은 경우도 있다. 매번 유심을 옮기거나 번호 두 개를 따로 관리하는 건, 솔직히 비효율적이다. 번호는 하나로 유지하면서 기기만 상황 따라 바꿔 쓰는 것 — 이게 핵심이다.

    eSIM 듀얼심으로 번호 나눠 쓰기

    가장 오래됐고, 가장 안정적인 방법이 eSIM 듀얼심이다. 아이폰 XS 이후 모델은 물리 유심 하나와 eSIM 하나를 동시에 켜둘 수 있다. 그래서 한 대에 번호 두 개를 다 넣어두고, 상황 따라 기본 회선만 바꿔가며 쓰는 식이다. 다만 이건 ‘한 대에 번호 두 개’지, ‘두 대에 번호 하나’는 아니다. 기기를 아예 바꿔 쓰고 싶다면 eSIM을 새 기기로 옮기는 QR 코드 재발급 절차가 필요한데, 통신사마다 다르다. 온라인으로 몇 분이면 끝나는 곳도 있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야 하는 곳도 있다.

    iOS 27 아이폰 핸드오프, 뭐가 다른가

    WWDC 키노트에서 살짝 언급만 되고 지나갔던 이 기능이, 이번 iOS 27 정식 배포와 함께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더버지가 공개한 데모 영상을 보면 답이 나온다. 아이폰 두 대를 서로 연결해두면 유심이나 eSIM 옮기는 절차 없이도, 한쪽 번호로 걸려온 전화와 문자를 다른 쪽 기기에서 그대로 받는다. macOS·아이패드에 있던 ‘연속성(Continuity)’ 통화·문자 기능이 아이폰끼리도 확장된 셈인데, 차이는 분명하다. 기기 두 대가 똑같이 ‘내 번호’ 취급을 받는다는 점. 서브폰을 아예 두 번째 ‘내 폰’으로 편입시키는 개념에 가깝다. 정식 배포 후 설정 방법이나 지원 기종 범위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착신전환으로 번호 하나 공유하기

    iOS 업데이트를 기다릴 필요 없는 방법도 있다. 통신사 착신전환, 콜 포워딩 기능만 켜두면 A 번호로 온 전화를 B 번호로 자동으로 넘길 수 있다. 아이폰 설정에서 셀룰러 통화 옵션에 들어가면 ‘착신전환’ 메뉴가 보이고, 통신사 코드(*21* 등)로 거는 방식도 있다. 단점? 문자메시지는 이 방식으로 안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전화 요금이 이중으로 붙을 수 있다. 급하게 서브폰으로 전화만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시방편으로는 나쁘지 않다.

    문자·페이스타임도 같이 옮기는 법

    전화보다 더 자주 들여다보는 게 문자다. 이건 애플 ID 로그인만으로도 어지간히 해결된다. 같은 애플 ID로 로그인한 아이폰·아이패드·맥에서 설정 > 메시지 > 문자 메시지 전달을 켜두면, 아이메시지는 물론 SMS까지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확인 가능하다. 페이스타임도 같은 계정이면 자동으로 여러 기기에 걸려온다. 다만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원본 번호를 가진 기기가 켜져 있고,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어야 작동한다는 것.

    결국 뭘 써야 하나 – 방법별 비교

    • eSIM 듀얼심: 한 기기에서 번호 두 개 관리, 이전할 땐 QR 재발급 필요
    • 아이폰 핸드오프(iOS 27): 유심 이동 없이 통화·문자 실시간 공유, 지원 범위는 확인 필요
    • 착신전환: 설정하면 바로 적용, 문자는 안 되는 경우 많음, 통화료 이중 부과 가능성
    • 메시지 전달·페이스타임: 문자·영상통화만 해결, 음성통화는 별도로 챙겨야 함

    서브폰을 자주 바꿔 쓴다면 핸드오프나 착신전환처럼 실시간성 강한 방식이 맞다. 문자만 확인하면 그만이라면, 메시지 전달 하나로도 충분하다.

    Q&A로 짚어보는 궁금증

    Q. 안드로이드 폰과도 번호 공유가 되나?
    착신전환은 통신사 기반 기능이라 기기 종류와 상관없이 작동한다. 다만 아이메시지 전달이나 아이폰 핸드오프는 애플 생태계 안에서만 지원된다.

    Q. eSIM이랑 핸드오프, 같이 써도 되나?
    된다. eSIM으로 번호 자체를 관리하면서, 필요할 때만 핸드오프로 서브 기기에 통화·문자를 옮겨 받는 조합, 무리 없다.

    Q. 요금이 추가로 나가나?
    착신전환은 통화 시간만큼 통신사 요금이 붙는 경우가 있다. 반면 애플 생태계 안의 메시지 전달이나 핸드오프는 데이터 통신만 있으면 추가 과금 없이 돌아가는 구조다.

    출처: The Verge

  • 드론 데이터란 무엇인가 — 방산 AI 시장이 커지는 이유

    드론 데이터란 무엇인가 — 방산 AI 시장이 커지는 이유

    우크라이나 전장 곳곳에 격추된 드론 잔해가 널려 있다. 그런데 부서진 기체 안엔 눈에 안 보이는 훨씬 값진 게 남는다. 바로 데이터다. 카메라 영상, 열화상, GPS 신호, 재밍(전파 방해) 기록까지. 드론 한 대가 몇 분 날아다니는 사이 쏟아내는 정보량,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이 데이터가 요즘 방위산업의 새로운 화폐로 떠올랐다.

    드론 데이터, 정확히 뭘 말하는 건가

    드론 데이터란 드론이 비행 중 센서로 긁어모으는 모든 기록을 뜻한다. 크게 네 갈래로 나뉜다.

    • 영상 데이터: 가시광선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가 찍은 실시간 영상
    • 텔레메트리: 고도, 속도, 방향, 배터리 잔량 같은 비행 정보
    • 신호 데이터: GPS 좌표, 통신 주파수, 재밍 여부
    • 충돌·파손 로그: 격추 직전까지 남긴 센서 기록

    이 조각들을 모으면 단순한 비행 기록 정도가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방어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통째로 재구성이 가능한 자료가 된다. 그래서 데이터 자체가 무기 못지않은 자산으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격추돼도 데이터는 살아남는다

    드론 대부분은 실시간으로 지상 통제소나 클라우드 서버에 데이터를 쏜다. 기체가 격추되거나 통신이 끊겨도 그 순간까지 보낸 데이터는 이미 서버 어딘가에 저장돼 있는 구조다. 게다가 요즘 FPV 드론이나 정찰 드론은 온보드 저장장치에 영상을 따로 남겨두는 경우가 많다. 잔해를 수거하면 거기서 추가 데이터를 뽑아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드론 한 대가 하늘에서 사라져도, 그 안에 담긴 정보는 훨씬 오래 산다.

    정찰용과 공격용, 데이터부터 다르다

    드론 종류별로 쌓이는 데이터 성격도 갈린다.

    • 정찰 드론: 넓은 지역의 지형, 병력 이동, 시설물 배치 같은 광범위 영상 데이터 위주
    • FPV 자폭 드론: 표적에 접근하는 마지막 순간의 근접 영상, 회피 기동 패턴
    • 전자전 대응 드론: 상대 재밍 주파수와 방어 체계 반응 데이터 — 이게 가장 값지다

    공격이 실패한 영상도 학습 자료로는 쓸모가 많다. 왜 회피에 실패했는지, 방어 시스템이 어느 타이밍에 반응했는지가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다.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쪽 입장에선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도 귀하다.

    노리는 건 방산업체만이 아니다

    팔란티어나 안두릴 같은 방산 AI 기업은 이미 전장 데이터를 자율 표적 인식, 드론 자동 회피 알고리즘 훈련에 쓰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 흐름에 올라타는 게 대기업뿐이겠나. 현지 스타트업, 데이터 브로커, 오픈소스 분석가까지 뛰어들면서 일종의 비공식 거래 시장이 형성되는 중이다. 정제 안 된 원본 영상을 사고파는 곳도 있고, 라벨링까지 끝낸 학습용 데이터셋을 파는 업체도 있다. 형태부터 제각각이다.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굴러가는 방식

    이 시장 구조는 대략 이렇게 돌아간다.

    • 현장에서 드론이 원본 데이터를 수집
    • 데이터 브로커나 계약업체가 정제·라벨링
    • 방산업체나 AI 스타트업이 모델 훈련용으로 구매
    • 학습된 모델이 다시 차세대 드론에 탑재

    문제는 표준화된 규제나 검증 절차가 아직 없다는 것. 누가 데이터 소유권을 갖는지, 민간인이 찍힌 영상은 어떻게 처리하는지 — 이런 기본 규칙조차 국가나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정리 안 된 개척지, 딱 그 상태다.

    보안과 윤리, 아직 못 푼 숙제

    전장 데이터엔 민감 정보가 그대로 박혀 있다. 병력 위치, 민간 시설 좌표, 심지어 민간인 얼굴까지 영상에 찍히는 일도 있다. 이런 데이터가 검증 없이 거래되면 사생활 침해는 기본이고, 적대 세력 손에 넘어가 역이용될 위험도 크다. 사이버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데이터 유통 경로를 추적·암호화하는 기술, 접근 권한을 세분화하는 체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은 앞서가는데 규제와 원칙은 뒤에서 헐떡이는 모양새다.

    핵심만 3줄 요약

    • 드론 잔해는 사라져도 비행 중 쌓인 데이터는 서버에 남아 AI 학습 자원이 된다
    • 정찰용과 공격용 드론은 데이터 성격이 달라서 활용처도 갈린다
    • 표준 규제 없이 데이터 거래 시장이 먼저 커지면서 소유권과 보안 문제가 숙제로 남았다

    드론이 전장을 바꾼 지는 이미 오래다. 근데 진짜 게임체인저는 드론 자체보다 그 안에 쌓이는 데이터 쪽일지 모른다. 다음 세대 방위산업 경쟁력은 결국 누가 더 많은 데이터를 쥐고 있느냐, 그걸 얼마나 빨리 AI 모델로 바꿔내느냐에서 갈릴 공산이 크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아이폰 가격 알림, 사파리 하나로 최저가 잡는 법

    아이폰 가격 알림, 사파리 하나로 최저가 잡는 법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둔 운동화, 가격 내려가나 싶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들어가 확인해본 적 있을 거다. 그거, 아이폰이랑 맥이 이미 대신해주고 있었다. 사파리에 숨어있던 가격 알림(Notify Me) 기능 얘기다.

    사파리 가격 알림, 정확히 뭘 해주나

    애플이 iOS 17, iPadOS 17, macOS 소노마부터 사파리에 가격 추적 기능을 기본으로 심어놨다. 상품 페이지 하나 열어두고 알림만 등록해두면 끝. 가격이 내려가거나 품절 상품이 재입고될 때 알아서 푸시 알림이 뜬다. 앱 설치? 필요 없다. 이메일 등록? 그것도 필요 없다. 사파리가 알아서 그 상품 페이지 가격을 주기적으로 들여다보고, 뭔가 바뀌면 바로 알려주는 구조다.

    아이폰에서 설정하는 법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 사파리로 원하는 상품의 상세 페이지를 연다. 검색 결과나 목록 페이지 말고, 실제 상품 페이지여야 인식된다
    • 주소창 옆 공유 버튼을 누른다
    • 메뉴에서 \”가격 알림 받기\”를 고른다
    • 재입고 알림만 받을지, 가격 하락도 포함할지 조건을 정한다

    등록이 끝나면 사파리 설정 메뉴 안 가격 알림 목록에서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 필요 없어지면 목록에서 바로 지우면 그만이다.

    아이패드와 맥에서도 되나

    결과는 똑같다. 아이패드는 아이폰과 같은 공유 버튼 방식이고, 맥은 사파리 주소창의 공유 아이콘을 눌러 같은 메뉴로 들어가면 된다. 같은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해뒀다면 아이폰에서 등록한 알림 목록이 iCloud를 타고 아이패드, 맥에도 그대로 동기화된다. 한 기기에서 등록해놓고 다른 기기에서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어떤 쇼핑몰에서 잘 작동하나

    사파리가 가격 정보를 정확히 읽으려면 그 쇼핑몰 페이지가 표준화된 상품 데이터 형식을 제공해야 한다. 아마존, 나이키, 아디다스, 타겟 같은 대형 해외 쇼핑몰에서는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편. 국내 쇼핑몰은 지원 범위가 아직 좁다. 등록은 되는데 알림이 안 오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사이트마다 편차가 커서, 자주 쓰는 쇼핑몰에서 먼저 테스트해보고 믿을 만한지 판단하는 게 안전하다.

    카멜카멜카멜이랑은 뭐가 다를까

    국내에서 가격 추적 하면 떠오르는 서비스, 카멜카멜카멜이나 다나와 가격 알림 정도다. 이런 서비스는 오래 쌓인 가격 데이터를 그래프로 보여주고 역대 최저가까지 비교해준다는 게 강점. 사파리 가격 알림은 그래프도, 이력 데이터도 없다. 대신 앱 설치나 계정 가입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등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 직구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사파리 기능을, 국내 최저가 이력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카멜카멜카멜을 같이 쓰는 조합이 효율적이다.

    알림이 안 올 때 체크할 것들

    등록은 됐는데 알림이 안 온다면 아래부터 확인해보자.

    • 설정 앱에서 사파리 알림 권한이 꺼져 있는 건 아닌지 확인
    • 상품 목록 페이지가 아니라 개별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 등록했는지 확인
    • 쇼핑몰이 로그인해야만 가격을 보여주는 구조라면, 애초에 인식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 저전력 모드가 켜져 있으면 백그라운드 확인 주기가 늘어나서 알림이 늦게 뜬다

    등록한 상품이 너무 많으면 확인 주기가 길어지기도 한다. 진짜 사고 싶은 것만 추려서 등록하는 편이 알림 받는 데 유리하다.

    이것도 궁금하죠?

    Q. 안드로이드폰에서도 쓸 수 있나?
    아니다. 사파리 가격 알림은 iOS, iPadOS, macOS 전용 기능이라 안드로이드나 크롬에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Q. 등록 개수 제한이 있나?
    공식적으로 상한선이 공개된 건 없다. 다만 너무 쌓아두면 관리만 번거로워지니 10개 안팎으로 유지하는 게 실용적이다.

    Q. 유료 기능인가?
    아니다. 추가 비용 없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 운영체제 업데이트만으로 쓰면 된다.

    결국 기억할 건 이 3가지

    • 사파리 공유 버튼 → 가격 알림 받기, 이 두 단계면 끝난다
    • 해외 대형 쇼핑몰일수록 인식률이 높고, 국내몰은 사이트마다 편차가 있다
    • 이력 데이터가 궁금하면 카멜카멜카멜 같은 서비스를 보조로 같이 쓰는 게 낫다

    Engadget 보도를 참고했다: Engadg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