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시카고트리뷴, 시애틀타임스, 뉴스데이. OpenAI를 저작권 침해로 고소한 언론사 명단이 최근 몇 년 새 꾸준히 늘고 있다. 소송 사유는 거의 판박이다. 기사를 허락 없이 학습 데이터로 가져다 썼고, 챗봇이 답변할 때 원문 문장을 거의 그대로 뱉어낸다는 것. 왜 이 소송이 반복되는지, 법적으로 뭐가 쟁점인지, 콘텐츠를 만드는 쪽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쟁점은 딱 두 갈래로 갈린다
생성형 AI 저작권 분쟁, 나누면 두 단계다.
- 학습 단계 침해: 저작권자 동의 없이 기사, 소설, 이미지를 긁어다 모델 학습에 썼는지
- 출력 단계 침해: 사용자 질문에 답할 때 원문을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지
언론사들이 물고 늘어지는 지점은 후자 쪽이다. 유료 구독 기사를 챗봇에게 물어봤더니 페이월 뒤에 숨어 있어야 할 문단이 그대로 튀어나왔다는 게 소장의 핵심 내용. 구독 매출을 직접 갉아먹는 피해라는 논리다.
언론사들이 너도나도 소송을 거는 이유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뉴스는 매일 갱신되고 사실관계도 명확해서 AI 학습 재료로는 값어치가 높다. 반대로 언론사 입장에서는 트래픽과 광고 수익이 검색과 구독에 기대고 있는데, 챗봇이 요약해서 답을 던져주면 원문 클릭이 줄어든다. 광고 수익이 구조적으로 쪼그라드는 와중에 AI가 마지막 남은 돈줄까지 흔든다는 위기감이 크다. 그게 그대로 소송으로 튀어나온 셈이다.
공정 이용(Fair Use), 법원은 어느 손을 들어줄까
OpenAI 쪽 방어 논리는 대체로 ‘공정 이용’이다. 미국 저작권법에서 공정 이용 여부는 네 가지를 따진다.
- 이용 목적과 성격(상업적인지, 변형적인지)
- 원저작물의 성격
- 이용된 분량과 비중
- 원저작물 시장 가치에 미치는 영향
학습 데이터로 쓰는 것 자체는 변형적 이용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판례도 있었다. 서적 저자들과의 소송 일부에서 그런 판단이 나왔다. 다만 출력물이 원문을 그대로 재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장 가치를 대체해버리는 결과라서다. 법원마다 판단이 갈리는 지점이고, 아직 확정된 기준은 없다. 솔직히 여기서 결론이 어느 쪽으로 나느냐에 따라 판이 완전히 달라질 거다.
지금까지 나온 소송, 누가 걸었나
- 뉴욕타임스 vs OpenAI·마이크로소프트 (2023년 12월 제소): 가장 먼저 시작된 대표 소송. 챗GPT가 원문을 그대로 재현한 사례를 캡처해서 증거로 제시했다
- 작가 길드(Authors Guild) vs OpenAI: 소설가들이 자기 책이 무단 학습됐다며 집단 소송을 걸었다
- 게티이미지 vs 스태빌리티AI: 이미지 학습 데이터 침해를 다투는 대표 사례. 워터마크가 생성 이미지에 그대로 남아 있던 게 결정적 증거였다
- 시카고트리뷴, 덴버포스트 등 미디어뉴스그룹 계열사: 지역지들도 줄줄이 합류했다
- 시애틀타임스, 뉴스데이: 가장 최근 원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소장 내용은 기존 언론사 소송과 구조가 거의 똑같다
싸우는 대신 계약 맺은 곳들도 있다
모두가 소송으로 가는 건 아니다. 일부 매체는 계약을 택했다. AP통신, 악셀 스프링거(Politico·Business Insider 모회사), 뉴스코퍼레이션(월스트리트저널·뉴욕포스트)은 OpenAI와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학습 데이터 사용료를 받는 쪽으로 정리했다. 소송과 계약, 두 갈래가 동시에 굴러가는 셈인데 매체마다 협상력과 소송 비용을 감당할 체력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인이나 소규모 매체는 뭘 할 수 있나
개인 블로거나 작은 매체 운영자가 대형 언론사처럼 소송을 걸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대신 아래 방법으로 최소한의 방어선 정도는 만들 수 있다.
- robots.txt에 AI 크롤러 차단 규칙 추가: GPTBot, CCBot, Google-Extended 같은 주요 AI 크롤러를 명시적으로 막는다
- Cloudflare AI 크롤러 차단 기능 활용: 도메인 단위로 AI 봇 접근을 자동 필터링한다
- 콘텐츠 출처 표기와 저작권 고지 명확화: 분쟁이 터졌을 때 소유권 입증 자료로 쓸 수 있다
- 라이선스 계약 문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매체라면 AI 기업에 직접 콘텐츠 사용료 협상을 시도해볼 만하다
결국 승부는 여기서 갈린다
학습 데이터 사용 자체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공개된 인터넷 텍스트 대부분이 크롤링 대상이 됐고, 이 흐름을 되돌리기는 어렵다. 진짜 관건은 ‘출력물이 원문을 얼마나 그대로 재현하느냐’다. 이 부분에서 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세우면 이후 소송들의 승패도 그 기준 하나로 갈릴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은 소송과 라이선스 계약이 나란히 늘어나는 흐름, 계속될 것 같다.
출처: The Verge AI











